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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물 소개

4공단에 가면 커피 향기가 난다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032-440-6768)
작성일
2025-12-05
조회수
54

4공단에 가면 커피 향기가 난다

명칭

맥심 오리지날 병

국적

대한민국

시대

1999년

재질

유리, 합성수지

크기

높이 16.4cm

소장위치

인천시립박물관  역사2실




 인천시립박물관 역사 2실에서 실감영상실로 올라가는 슬로프에는 유독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유물이 있습니다. 바로 ‘맥심’ 커피 병입니다. 우리가 흔히 봐왔고, 누군가는 지금도 즐겨 먹는 커피 병이 박물관 유물장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그렇다면, 맥심 커피 병은 어떤 역사적 가치가 있기에 박물관 유물이 된 걸까요?


“동서식품 커피 볶은 날이면 부평 일대에 커피향이 가득하다”


출처: X (구 트위터)



 최근 SNS에서는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커피향이 나면 동서식품을 지나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맥심 커피를 생산하는 동서식품 공장이 경인고속도로 부평IC 인근의 부평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까운 부평구 청천동과 갈산동, 계양구 작전동과 효성동 일대에서는 종종 커피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동서식품 1공장
동서식품 2공장


 동서식품은 부평국가산업단지(당시 인천수출산업공단 부평단지) 형성 초기인 1970년부터 부평에 공장을 설립하고 커피를 생산하였습니다. 사치성 기호품으로 간주되었던 커피 공장을 세운다는 점에서 비판의 시선도 있었으나, 당시 국내에서 유통되는 커피의 대부분이 미군 부대에서 불법 유출되었고 가격도 비쌌기에 합법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모았습니다. 동서식품은 미국 제너럴푸드(현 크래프트 하인즈)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최초의 국내 생산 인스턴트 커피인 ‘맥스웰 하우스’를 출시했습니다. 1980년 출시한 ‘맥심’은 현재까지도 인스턴트 커피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커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공단에서 4공단으로>

 동서식품이 위치한 부평국가산업단지는 1960년대의 경제 정책에 발맞추어 탄생한 공단입니다. 1960년대에 추진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자립 경제 달성과 빈곤 극복을 목표로 하였으며, 그 방안 중 하나로 수출 위주 공업화 정책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국가 차원의 수출공단 조성을 구상하였고, 정부와 재벌 기업 위주로 ‘수출촉진위원회’가 구성되어 서울 구로동과 인천 부평 지역에 공단을 조성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부평은 수출공단을 세우기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인천항과 철도(부평역)가 이미 있었고, 김포공항도 가까운 데다가 곧 건설될 경인고속도로도 부평을 지나는 것으로 계획되었습니다. 게다가 부평에는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공업지대와 미군부대 등지로 모여든 풍부한 노동력도 보유했습니다. 


 그러나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정부는 우선 구로동에만 공단 조성을 결정하였고, 1964년 한국수출산업공단(현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설립되었습니다. 이에 인천의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자체적으로 부평에 공단을 조성하고자 1965년 인천수출산업공단을 출범하였습니다. 구로공단과 달리 정부의 지원이 빈약하여 어려움이 많았지만, 부평공단에는 1968년까지 50개 업체가 입주하였습니다. 


부평 4단지 전경. 1989년경 촬영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부평공단이 성공적으로 조성되자 인천수출산업공단은 주안에 2공단과 3공단을 건설하였고, 자연스레 부평공단은 1공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971년 11월, 정부는 인천수출산업공단을 한국수출산업공단에 합병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부평공단은 구로 1, 2, 3공단에 이어 4공단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맥심 커피 병에서부터 시작해 인천 공단의 역사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고, 박물관에서는 그 이야기를 찾아내는 일을 한답니다. 한번쯤은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 자주 지나다니던 길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문헌>

“겉도는 儉素·節約 구호 外資들여 커피工場”, 경향신문, 1970. 7. 3. 

부평사편찬위원회, 부평사 제3-2권: 부평의 산업과 사회, 2021.

서민철, “인천의 초기 국가산업단지의 형성 과정과 산업집적지의 특성”, 기전문화연구 제37호, 2016.


글_ 김미현(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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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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