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칭 | 인천시립박물관보 고적 |
국적 | 대한민국 |
시대 | 1947년 |
재질 | 종이 |
크기 | 가로 20.3, 세로 26.7cm |
소장위치 | 인천시립박물관 수장고 |
<관보 『고적(古蹟)』의 창간>
인천에 최초의 공립박물관이 세워진 지 1년 만인 1947년, 인천시립박물관 초대 관장님이신 이경성 선생님에 의해 관보 『고적(古蹟)』이 처음으로 발행되었습니다. ‘고적(古蹟)’은 ‘옛 문화를 보여 주는 건물이나 터’라는 의미로, 고고학의 보급과 연구발표를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었습니다. 『고적(古蹟)』은 100부 한정의 연속간행물로, 우리 박물관에서는 6.25 전쟁 중 1~5호를 잃어버리고 6호(1956년 간행)와 7호(1959년 간행)만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유실된 호들을 찾기 위해 여러 도서관을 수소문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돌아온 『고적(古蹟)』 1·2·3호>
그러던 중 2021년 가을, 반가운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당시 국립진주박물관의 장상훈 관장님께서 국립중앙박물관 도서관에 인천시립박물관의 관보 『고적(古蹟)』 창간호와 2호, 3호가 보관되어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본을 건네주셨습니다. 유실 이후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우리 박물관의 초창기 관보를 처음 맞이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박물관에서는 2022년 4월 제9회 석남 이경성 미술이론가상 시상식을 맞아 이경성 선생님의 집필 원고를 발췌하여 자료집으로 펴냈습니다. 이후 2년 뒤인 2024년 8월 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적(古蹟)』 1~3호를 정식으로 이관하면서 관보는 인천시립박물관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의 방향부터 회고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관받은 창간호를 살펴보면, 표지에 ‘총무계(總務係)’가 적혀 있어 해당 발간호는 당시 국립박물관 총무계에 발송한 것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내지의 글은 이경성 선생님을 비롯하여 훗날 인천시장이 되는 표양문, 인천음악협회의 최성진 등 각계 인사의 원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록 원고로는 「인천박물관의 방향」, 「해방후의 인천 음악계」, 「1946년 인천문화계의 회고」, 「인천 향토사연구자료 문헌수집」, 「수필 인천항과 김전군 등이 있으며, 인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경성 선생님의 글인 「인천시립박물관의 방향」에서는 설립 당시 인천시립박물관의 지향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선생님은 박물관에 대한 정의를 ‘유물을 수집·보존·진열하여 일반에게 관람·연구케 하는 동시에 이를 연구·발표하는 기관’으로 밝혔습니다. 또한 인천시립박물관의 정체성을 ‘무역항이라는데서 오는 인천의 국제성과 지방이라는 점에서 기인하는 향토성’으로 보았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교역지 및 관광지에 위치한 입장에서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문화를 알리고, 더불어 지역의 특수성을 드러내는 향토사 연구의 장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생각을 잘 보여줍니다.
「1946년 인천 문화계의 회고」 지면
창간호에 수록된 이경성·최석재 선생님의 또다른 글인 「1946년 인천 문화계의 회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광복 직후의 인천 문화예술계 동향을 서술한 귀중한 자료입니다. 해당 글에서는 인천 문화의 특성을 ‘물질을 생산, 교역하는 노동자의 생활 장소’에 기인한다고 보았으며, 인천 문화의 실태를 예술계(문학·미술·음악·연극 및 영화), 학술계(국립관상대·도서관·박물관·교육기관), 언론출판계(신문·잡지·서적)으로 나누어 각 분야의 정의와 함께 자취를 폭넓게 조망하였습니다.
<문화 생산자로서의 박물관의 역할>
“박물관은 재정적으로 볼 때 소비기관일지 모른다. 그러나 문화 창조라는 무형의 재산을 생산하고 축적하고 있지 않은가?”
-이경성, 『고적』 창간호, 「인천박물관의 방향」
세계적인 한국 문화 열풍으로 박물관 기념품이 큰 인기를 끌고 전시 관람이 하나의 유행이 된 오늘날, 문화 생산자로서의 박물관의 역할을 짚어낸 위 문장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렇듯 인천시립박물관의 관보에는 박물관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찰과 함께 우리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의미를 지닙니다. 관보 『고적』의 복귀 1주년을 기념하며, 다시금 시민들에게 문화 창조의 영감과 더 나은 관람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박물관이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다가오는 2026년, 80주년을 맞이하는 인천시립박물관의 여정을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인천시립박물관. 古蹟 이경성이 꿈꾸었던 박물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2022.
보도자료. “잃어버린 인천박물관의 역사, 70여 년 만에 돌아오다”,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2024.
글_ 오송희(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