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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물 소개

옻칠을 재료로 만든 건칠여래좌상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032-440-6742)
작성일
2021-04-23
조회수
1564

옻칠을 재료로 만든 건칠여래좌상



유물명

건칠여래좌상(乾漆如來坐像)

국적

중국

시대

명나라

재질

삼베에 옻칠

크기

51.5×33.5cm

소장위치

상설전시실 3층 고미술실

문화재

지정여부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3호



불상의 재료, 건칠

 인천시립박물관 3층에 위치한 고미술실에는 건칠여래좌상이 한 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건칠’은 불상을 만든 재료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옻칠’입니다. 옻칠은 나무로 만든 물건에 윤기를 내기 위해 물건의 겉면에 옻나무 수액을 바르는 것을 말합니다. 건칠(乾漆)이란 용어는 근대 이후 일본에서 만들어낸 것이고, 고대 중국에서는 ‘협저(夾紵)’란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불상은 돌이나 나무를 조각하여 만들거나, 흙이나 금속을 재료로 하여 만드는데 재료에 따라 돌로 만든 석불, 나무로 만든 목불, 청동으로 만든 청동불, 철로 만든 철불 등으로 부르고 사용된 기법에 따라 석조불, 목조불, 소조불 등으로 부릅니다. 불상을 만드는데 사용된 재료나 기법은 나라에 따라,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양해서 불상의 연대를 파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옻칠을 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건칠불은 처음에는 흙으로 대략적인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마포, 삼베와 같은 천을 입힌 다음 여러 번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만듭니다. 여러 번 다듬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채색을 하거나 금으로 칠을 하여 완성하게 됩니다.  옻칠은 도자기의 유약보다 먼저 사용된 도장(塗裝) 도료(塗料)입니다. 도료는 부패를 막거나 채색을 하기 위해 물건의 겉에 칠하는 재료를 말하며, 도장은 도료를 칠하거나 바르는 행위를 말합니다. 옻칠은 수분과 부패를 막는 데에 탁월하기 때문에 고대부터 황제의 관, 식기, 제기, 가구, 금속 장신구 등에 두루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불상을 포함한 대부분의 불교의식구 제작에도 사용되었는데, 건칠기법은 칠을 다루는 기술 중 가장 어렵고 뛰어난 기술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건칠불은 석불이나 목불처럼 재료를 깎아서 모양을 내는 것이 아니라 흙으로 빚은 형태에 칠이라는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상의 표정이나 신체 굴곡, 옷자락 등 정교하고 복잡한 조각이 가능하고, 필요하면 수정도 할 수 있습니다. 다 만든 후에는 속에 있는 흙을 파내기 때문에 돌이나 나무, 금속으로 만든 불상들보다 가볍고 병충해나 부식에 강해서 오랜 기간 보존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건칠여래좌상의 특징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건칠여래좌상은 전체적으로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지만 곳곳에 파손의 흔적이 보입니다. 불상의 높이는 51cm가 조금 넘고 형태는 허리를 곧게 펴서 앉아있는 모습인데 오른발은 왼쪽 허벅지 위에, 왼발은 오른쪽 허벅지 위에 얹혀 있습니다. 이렇게 앉아 있는 자세를 결가부좌 자세라고 합니다. 또한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숙인 채 감은 듯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눈과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어 마치 명상에 잠긴듯한 모습입니다.  두 팔은 양손이 모두 없어진 상태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팔의 위치로 보아 선정인(禪定印)을 취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정인은 부처가 참선할 때에 취하는 손갖춤으로 오른손의 손가락을 왼손의 손가락 위에 겹치고 바닥이 위쪽을 향하도록 만든 다음 이를 단전 부근에 가지런히 모은 형태입니다. 이 때 두 손의 엄지손가락은 서로 마주보게 되어 정면에서 보면 두 손이 타원형을 그리고 있습니다. 건칠불은 보통 손을 따로 제작하여 끼워넣는데 이 불상은 손목 부분이 막혀있어 손 부분을 부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는 육계(肉髻)가 높이 솟아있고 머리 중앙에는 계주(髻珠)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육계는 불상이 탄생한 인도에서 당시 긴 머리카락을 위로 묶어 올렸던 남성들의 머리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도 남성들의 머리모양은 바뀌어갔지만 육계는 불상의 머리모양을 표현하는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계주는 머리와 육계 사이에 표현된 구슬 모양을 말합니다. 이마 한가운데에는 백호(白毫)를 표현하였습니다. ‘백호’는 부처님의 미간 사이에 나있는 한 가닥의 기다란 하얀 털을 의미하는데 불상을 만들 때는 원형을 도드라지게 표현하거나 수정 같은 보석을 박아서 표현하기도 합니다.

 불상은 두 어깨를 덮은 통견의 대의(大衣)를 입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숄을 두른 것처럼 보입니다. 가슴 부분에는 승각기(내의)를 주름 잡아 리본 모양의 띠 매듭을 표현하였습니다. 무릎은 폭이 다소 좁아 상대적으로 몸이 길어 보입니다. 부처님의 얼굴표현과 옷을 입은 형식, 특히 두 어깨를 덮은 망토형 대의와 가슴 위를 가로지른 리본형 매듭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추정됩니다.


건칠여래좌상의 문화재적 가치

 건칠불은 육안으로 볼 때는 재료가 무엇인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건칠불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목조불로 알려져 있다가 보존처리를 위해 정밀조사를 실시한 이후 건칠이라는 재료를 사용한 것임이 밝혀져 2016년에 명칭과 제작연대를 변경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중국의 건칠불은 하남성 낙양시 백마사(白馬寺)에 전하는 몇 구의 건칠불과 수나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불좌상, 일본 나라박물관 소장 역사상, 미국 프리어갤러리와 호놀룰루미술관 등에 소장된 작품 등 알려진 예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국의 건칠불은 상 자체가 매우 귀하고 전문적인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명대 건칠여래좌상은 중국 건칠불의 양식과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동시에 우리나라 건칠불 연구의 비교자료로서도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현재 시립박물관 3층 상설전시실 고미술실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글_신은미(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옻칠을 재료로 만든 건칠여래좌상_1

옻칠을 재료로 만든 건칠여래좌상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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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제목
乾漆如來坐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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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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