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를 만든 홍진 선생의 묘비
 | 명칭 | 홍진 선생 묘비 |
| 국적 | 한국 |
| 시대 | 광복 이후 |
| 제작연도 | 1946년 |
| 재질 | 석재 |
| 크기 | 너비 40cm, 높이 65cm |
| 소장위치 | 상설전시실 역사 2실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그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뿌리가 된 한성정부가 인천에서 수립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 만오 홍진(晩悟 洪辰, 1877 ~ 1946)이라는 탁월한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은 인천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하노라.”
- 기미독립선언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이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만세를 불렀던 3.1운동. 이 운동은 우리나라가 주권이 있는 독립국이며, 일본도, 국왕도 아닌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전 세계에 당당히 선언한 것입니다. 만세 소리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무렵, 독립국을 운영하기 위한 정부 수립이 추진되었습니다.
법관양성소를 졸업하고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던 홍진은 당시 조선에서 가장 국제적인 항구였던 인천의 만국공원(萬國公園, 오늘날의 자유공원)에 전국 13도의 대표자를 소집하였습니다. 비록 지방의 대표는 참석하지 못했으나, 경기 지역과 주요 종교단체의 대표 20여명이 일본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대표자들은 민주제와 대의제(代議制) 등 오늘날의 헌법이 고스란히 담긴 「약법(約法)」을 내걸고 이승만을 집정관총재로 추대하였습니다. 1919월 4월 2일, 각 지역 국민대표의 이름으로 ‘한성정부’ 수립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4월 23일 서울 종로에서 「국민대회 취지서」와 「국민대회 선포문」을 배포함으로써 널리 선포되었습니다.
정부수립운동은 이외에도 곳곳에서 활발히 일어나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국민의회’등의 임시정부가 생겨났습니다. 홍진을 비롯한 한성정부 요인들은 상하이로 망명하여 그곳 임시정부에 힘을 보탰습니다. 1919년 9월, 독립운동가들은 국내에서 국민의 뜻을 모은 정통성을 인정하여 ‘한성정부’와 약법을 중심으로 세 임시정부를 통합하였습니다. 마침내 독립운동의 구심점인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출범한 것입니다.
“與子同歸(여자동귀), 광복이 되면 모두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자.”
- 임시정부 환국을 앞두고 홍진 선생이 남긴 글
임시정부는 세계로부터 독립국임을 인정받기 위한 외교활동과 무장 투쟁, 윤봉길 의사 의거 등의 의열 투쟁, 국군인 한국광복군 창설 등 다양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홍진은 그 가운데 임시정부의 수반인 국무령을 맡는 한편, 지금의 국회의장인 임시의정원 의장을 세 번 역임하며 민주공화정과 의회정치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특히 독립운동의 방법을 둘러싸고 의견이 나뉘어 갈등할 때에 의장으로서 통합과 희생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려운 고비를 헤쳐 나갔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남북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실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청년 동포여, 병든 나라 고치는 병원의 일꾼이 되자.”
- 홍진 선생 묘비
인천시립박물관 역사2실에 홍진 선생의 묘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1946년 선생이 병환으로 돌아가시자 유언에 따라 선영(先塋)이 있는 문학산 자락에 안장하고 비상국민회의가 이 묘비를 마련했습니다. 대리석으로 비석을 만들고 화강암으로 만든 단에는 1931년 길림에서 선생이 남긴 ＂靑年 同胞여, 病든 나라 고치는 病院의 일꾼이 되자.＂라는 말씀을 새겼습니다. 양옆으로 활짝 핀 무궁화가 소담스럽게 양각되어 있습니다. 현재 홍진 선생의 묘소는 서울 국립묘지 임시정부요인 묘역 내에 모셔져 있습니다. 1984년 이장하며 후손의 뜻으로 묘비는 우리 박물관으로 옮겨오게 된 것입니다.
글_강해라(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 한성정부의 약법
제1조 우리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제2조 우리나라는 국민이 뽑은 대표가 다스린다.
제3조 우리나라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세계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존재한다.
제4조 임시정부는 우리나라의 정치와 외교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진다.
제5조 국민은 세금 납부와 병역의 의무가 있다.
제6조 본 약법은 정식 국회를 소집하여 헌법을 선포할 때까지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