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전의 전염병 예방법을 알 수 있는 호렬자예방주사제증
| 명칭 | 호렬자예방주사제증 (コレラ豫防注射濟證) |
국적 | 한국 |
시대 | 일제강점기 |
제작연도 | 1943년 |
재질 | 종이 |
크기 | 13.7 x 12.7 cm |
소장위치 | 수장고 |
<인류, 전염병을 접하다>
페스트, 스페인 독감, 신종플루, 사스. 인류의 역사에서 인류를 강타했던 전염병들입니다. 이러한 계보는 최근의 코로나19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류는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백신과 예방접종입니다. 인류는 백신을 통해 병을 치료하고,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하려 하고 있습니다.
<조선을 강타했던 ‘괴질’>
1821년(순조 21년) 조선에서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즉, ‘괴질(怪疾)’이 유행했습니다. 실록에 따르면 괴질로 인해 10일 동안 1천여 명이 당시 사망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괴질의 정체는 전염병의 하나인 콜레라였습니다.
콜레라는 인도와 그 주변에 한정되어 나타나던 질병이었지만, 영국이 인도로 들어온 뒤 교역로를 따라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조선도 그로인해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콜레라는 조선에서 괴질로 불리다 19세기 말이 되면서 ‘호열랄(虎列剌)’로 불렸고 20세기 초가 되면 ‘호열자(虎烈刺)’가 콜레라를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콜레라와 예방접종>
조선에서의 콜레라 유행은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1919년과 1920년의 유행이 대표적이었습니다. 1920년에는 2만 4천 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일제강점기 동안 가장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조선총독부는 콜레라가 발생하자 각종 검역 및 단속, 환자 및 보균자 수용·격리, 예방접종 실시, 위생사상 교육 등으로 대처하고자 하였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호렬자예방주사제증(コレラ豫防注射濟證)>은 콜레라(호렬자) 예방접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입니다. 제증은 지금의 필증(畢證)을 의미합니다. 유물은 경기도에서 발급한 것으로 고도두충(高島斗忠)이라는 사람이 1943년 콜레라 예방접종을 받은 사실이 적혀 있습니다. 이 밖에 주의사항으로 ‘이 증표는 타인에게 대여하지 말 것’과 ‘경찰관 또는 위생관리가 이 증표의 검열을 요구할 시는 즉시 보여야’한다는 문구가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조선총독부는 예방접종이 이롭다는 것을 계속해서 알렸지만, 조선인들은 예방주사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점, 미신 등으로 인해서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예방접종을 마쳤다는 증명서가 없으면 기차표 구입을 할 수 없는 등의 불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증명서를 위조하여 매매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에 조선총독부에서는 증명서를 빌린 자와 빌려준 자 모두를 처벌하고 단속을 강화하였습니다.
글_박민주(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