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요 유물 소개

노동의 역사를 간직한 동일방직 작업복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032-440-6768)
작성일
2023-06-27
조회수
531

노동의 역사를 간직한 동일방직 작업복


명칭

작업복

국적

한국

시대

1985년 이후

재질

사직

크기

총 길이: 상의 65.5cm, 하의 98.6cm

소장위치

수장고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빈민의 삶을 다룬 조세희의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기계도시 ‘은강’은 인천을 배경으로 합니다. 재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은강으로 흘러들어온 난장이의 아들딸들은 은강전기, 은강방직, 은강자동차에 들어갑니다. 난장이 가족들이 죽을 힘을 다해 번 임금은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했고,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시정 요구는 어용노조에 의해 좌절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부조리한 산업구조는 1970년대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을 전개하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 동일방직 인천공장의 역사 >

동일방직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 산업사의 축약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일방직은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일본 방적회사 동양방적(東洋紡績)을 전신으로 합니다. 동양방적은 1932년 인천부(仁川府)의 설립 인가를 받아 만석정(萬石町) 해안 일대를 매립하여 1934년에 인천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약 1,200명에 달하는 인원을 모집할 만큼 대규모의 공장이었으나, 열악한 노동환경과 근로조건으로 1930년대 중반에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광복 이후 동양방적은 적산(敵産)기업으로 분류되어 미 군정청이 위촉한 관리인에 의해 운영되었습니다. 1955년 동양방적은 민간에게 불하되어 1966년 현재의 동일방직으로 변모했습니다.


< 1970년대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운동 >

동일방직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힘입어 높은 수출률과 순이익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노동강도와 근무환경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높은 실내온도와 솜먼지, 기계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을 견뎌야 했고, 식사 시간 또한 매우 촉박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동일방직 노동자들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 민주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 결과 1972년 동일방직 인천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노조지부장이 선출되었습니다. 주길자를 대표로 한 노조지부는 근로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했으며 많은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1975년 두 번째 민주노조 지부장으로 이영숙이 선출되자, 국가기관과 사측은 본격적으로 대의원 선거에 개입하여 민주노조 활동을 저지하려 했습니다. 1976년 동일방직 여공들의 반나체 시위는 이 과정에서 전개되었습니다. 민주노조 탄압은 1978년 대의원 선거에도 이어져, 투표를 준비하는 여자 조합원들이 오물을 맞고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섬유노조 본부는 동일방직 노조를 사고지부로 규정하고 이총각 지부장을 비롯한 집행위원 3명을 제명했습니다. 이에 직공들은 서울 장충체육관 노동절 행사에 참여하여 시위를 전개했으며 명동성당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갔습니다. 회사 측은 미복귀를 이유로 농성관계자 124명을 해고했고, 섬유노조 부산지부는 해고노동자의 명단을 각 사업장에 배포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고노동자들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동일방직 작업복 >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동일방직 작업복은 회사의 여름철 근무복으로, 흰색 깃 부분을 제외하고 상의와 하의 모두 파란색 원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상의 왼쪽 가슴에는 동일방직 회사 상표가 노란색으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이 상표는 1985년 12월 31일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되어 작업복은 1985년 12월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록 1970년대에 일어난 노동운동 현장의 작업복은 아니지만, 이 작업복은 인천의 노동운동사 서술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동일방직의 역사적 증거물임과 더불어 이곳에서 고된 일상을 견디어 냈던 노동자의 삶의 흔적을 간직함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 유물은 동일방직 노조 3대 여성지부장이었던 이총각 선생님께서 수집하여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2019년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개최된 특별전 《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 꽃》에 소개되어 전시된 바 있습니다.


< 참고문헌 >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인천의 산업 거점 만석동』, 2021.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이음, 섞임, 그리고 삶 해불양수의 땅 인천/노동자의 삶, 굴뚝에서 핀 잿빛 꽃』, 2019.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성과 힘, 2000.


글_오송희(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노동의 역사를 간직한 동일방직 작업복_1

노동의 역사를 간직한 동일방직 작업복_2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자제목
東一紡織 作業服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 문의처 032-440-6768
  • 최종업데이트 2022-07-21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