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1,2,3번 소장유물의 과학이야기
| 명칭 | 원대철제범종, 송대철제범종, 명대철제도종 |
국적 | 중국 |
시대 | 원,송,명대 |
재질 | 금속 |
크기 | 원대 230, 송대 250, 명대 143cm |
소장위치 |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전시 |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원대철제범종, 송대철제범종, 명대철제도종은 우리박물관 소장유물 관리번호 1, 2, 3번입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녹여져 무기가 될 뻔했으나, 광복 후 이 종들은 세창양행 사택, 제물포 구락부 건물을 거쳐 1990년 인천 연수구 옥련동 현재위치에 유물로 자리 잡게 됩니다.
2000년대 초반, 종 보호각이 있었지만 눈을 고스란히 맞던 종의 모습입니다. 먼지도 털어주고 관리하여 야외유물치고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했지만, 2010년 유물을 더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보존처리와 함께 보호각을 다시 짓기로 합니다. 보존처리는 오랜 시간 동안 손상된 유물의 원형을 회복시키고 수명을 연장하는일입니다. 사람이 병원을 가서 x-ray를 찍고,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처럼 유물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철종의 보존처리>

첫번째, 촬영입니다. 일반 사진, 방사선 투과, 3D 스캔 촬영 세 가지를 진행하였습니다. 철종의 경우 두껍고 단단한 무쇠로 만들어져서 엑스레이로 투과가 되지 않아 에너지가 큰 감마레이를 사용하여 촬영하였는데, 당시 박물관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야간에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 방사선 촬영 사진에서 까만 얼룩처럼 보이는 곳은 부식이 되어 약해졌거나 쇳물이 들어가면서 기포가 생긴 것으로, 하얀 부분보다 두께가 얇고 구조적으로 약하며 공기나 수분이 침투되기 쉬워 녹이 더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3D 촬영은 정밀한 실측과 명문, 모양, 크기를 알 수 있는 스캔작업으로, 레이저를 쏘아 완벽한 입체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유물이 어떤 성분과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기 위해 유물 안쪽에서 시편을 채취하였고, 분석 결과 함동황화철광석을 용광로에 녹여 틀에 부어 제작하는 과정에서 구리, 황, 납, 주석 같은 미량의 금속이 함께 들어간 것으로 나왔습니다.
세 번째, 유물의 취약한 부분과 재질 조사가 끝난 후 본격적인 처리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재료와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여러 전문가의 회의를 거쳐 처리를 진행하였습니다. 표면에 녹과 이물질을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제거한 다음, 더 이상 녹이 생기지 않게 부식억제제를 발라주었습니다. 부식억제 처리를 마친 유물은 공기 중 수분이나 접촉에 의한 손상을 막기 위하여 코팅 처리까지 마무리하였습니다.

<새로운 보호각>
보존처리가 끝난 후, 기존 보호각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거대한 중장비 차가 들어와 지붕을 잘라서 들어올리는 대공사였습니다. 우리 박물관은 바다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고,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송화가루도 많이 날리는 야외유물에 열악한 환경입니다. 새로운 보호각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3면을 막았고, 수분에 취약한 금속유물의 공기 순환을 위하여 상·하단부는 방충망을 설치하여 바람이 통하게 설계하였습니다.
약 6개월에 걸친 작업이 끝나고, 이렇게 보호각을 세운 지도 올해로 15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박물관은 여전히 철종의 수명 연장에 힘쓰고 있고, 철종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박물관에서 관람하는 전시 유물들은 모두 이렇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후대에도 우리 문화유산을 지금과 같은 상태를 보존하여 공유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글_이현진(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