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칭 | 호패 |
국적 | 대한민국 |
시대 | 조선시대 |
재질 | 목재 |
크기 | 너비2.5 높이9cm |
소장위치 | 인천시립박물관 역사2실 |
인천시립박물관 역사 2실에는 오늘날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유물의 이름은 바로 ‘호패(號牌)’입니다. 호패는 조선시대 16세 이상의 남자가 반드시 소지해야 했던 신분증명서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호패는 언제, 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요?
<호패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우리나라의 호패는 고려 말 공양왕 때 원나라의 제도를 참고해 도입되었지만 잘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조선이 건국된 뒤에도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다 결국 1413년 조선 태종 때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호패는 국가가 호구(戶口)와 신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세금과 군역(군 복무)의 대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즉, 국가의 조세와 국역(國役)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행정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호패는 원칙적으로 16세 이상의 양인(良人) 남성만이 소지해야 했습니다. 여성이나 노비는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경중(京中)은 한성부(漢城府)에서, 외방(外方)은 각 계수관(界首官)에서 이를 맡아 보는데,
본인으로 하여금 패(牌)를 만들어 바치도록 하며,
끝나면 바야흐로 착인(着印) 하도록 허락하고 자기가 만들 수 없는 자는
나무를 바치도록 허락하여 공장(工匠)으로 하여금 만들어 주도록 하소서.”
- 『태종실록26권』, 태종 13년(1413년) 9월 1일 일자 -
호패는 직접 만든 패(牌)와 호구단자(신분증명서)를 한성부나 각 지방 관청에 제출해, 관청에서 낙인(도장)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호패를 지참하지 않거나, 위조한 자는 처벌을 받았으며 정기적인 호구조사(인구조사)를 통해 내용이 갱신되었습니다. 또한 호패는 범죄 예방이나 떠돌이 백성(유랑민) 단속 등 치안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호패는 어떻게 생겼을까?>
기본적으로 호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앞면과 뒷면에는 이름, 태어난 해, 거주지, 신분(또는 직책) 등 개인정보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특히 뒷면에는 관청 직인이 새겨져 있어 위조를 방지했습니다.
또한 신분에 따라 호패를 만드는 재료가 달랐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품 이상의 관리는 상아(코끼리 상아), 3품 이하의 관리는 뿔(짐슴의 뿔), 일반 백성은 나무로 만든 호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 소장품 호패>
인천시립박물관에는 조선시대 호패 3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각 호패는 소지자의 이름, 거주지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첫 번째는 최일홍의 호패입니다. 병자년에 태어난 최일홍은 인천 남촌3리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남촌3리’는 현재의 행정 구역으로 ‘인천시 남동구 일대’로 추정됩니다. 여기에서 ‘유학(幼學)’은 과거에 급제하지 않은 공부하는 유생을 뜻합니다.
두 번째는 서흠순의 호패입니다. 을미년에 태어난 서흠순은 덕적도에 거주하고 있던 한량(閑良)이었습니다. 한량이란 정식 관직은 없지만 양반 신분을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직역(職役)이 없던 사족이거나 무과 및 잡과 응시자로 아직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은 구남조의 호패입니다. 기사년에 태어난 구남조는 강화에 거주했던 인물입니다. 앞의 최일홍과 같이 유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호패를 안 차고 다니는 경우, 곤장 50대.
남에게 함부로 빌려주면 곤장 100대에 3년 도형(중노동)
죄지은 자가 거짓으로 만들어 지날 경우 사형에 처한다.
-『속대전』 -
조선 후기에 이르면 원활한 호패법 시행을 위해 엄격한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과중한 세금을 피하고자 양인 스스로 양반의 노비가 되거나 호패를 위조하는 등 불법 현상도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호패는 처음 시행된 이후 여러 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결국 1895년 갑오개혁으로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황국신민증 그리고 6·25 때 간첩 식별을 위한 시·도민증, 1968년 11월 주민등록증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밖에 인천시립박물관에는 다양한 조선·근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에 오셔서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글_윤나영(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