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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물 소개

국왕의 하사품이 왜 독일 무역상사에?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032-440-6768)
작성일
2026-05-07
조회수
423

국왕의 하사품이 왜 독일 무역상사에?

명칭

나전장식이층농

국적

대한민국

시대

19세기 후반

재질

목재, 복합

크기

88.3 × 38.5 × 149cm

소장위치

송암미술관 전시실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송암미술관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은은한 자개 빛으로 절로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가구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 말에 만들어진 나전이층농입니다.


<화려함의 극치, 나전이층농>

나전장식이층농


 언뜻 보면 단정한 안방 가구 같지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세요. 전면을 가득 채운 네 마리의 용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역동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 유물이 예사롭지 않은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농(籠)은 주로 안방에서 옷이나 옷감을 보관하던 가구입니다. 흔히 '장(欌)'과 혼동하기 쉽지만,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장은 위아래가 하나로 연결된 통구조인 반면, 농은 위아래 칸이 분리되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이사를 가거나 방 구조를 바꿀 때 농은 따로 떼어 옮기기 편리했고, 필요에 따라 층을 쌓거나 나누어 사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농의 윗면이 평평하게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 올리기 위해서였죠. 당시 사람들의 실용적인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재료의 마법: 자개, 어피, 그리고 금속선>


 이 유물의 가장 큰 매력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재료가 만들어내는 조화에 있습니다. 조개껍데기를 얇게 갈아 붙인 나전은 빛의 각도에 따라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용의 몸체와 비늘을 자세히 보세요. 거칠면서도 독특한 질감이 느껴지시나요? 이는 물고기의 가죽인 '어피(魚皮)'를 사용한 것입니다. 어피는 귀한 재료일 뿐만 아니라, 금빛에 가까운 은은한 색감을 내어 가구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여기에 용의 수염이나 털을 아주 가느다란 금속선으로 표현하여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이렇듯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과 귀한 재료들의 만남은 이 가구가 당시 최고의 기술과 정성이 집약된 귀중한 공예품이었음을 말해줍니다.


<고종황제가 세창양행에 준 선물>

세창양행


  이 아름다운 농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농은 고종황제가 독일의 무역상사인 '세창양행'에 하사한 선물이라고 합니다.

 1884년 인천 제물포에 세워진 세창양행은 당시 서양의 자명종, 성냥, 바늘, 해열제 등 신문물들을 들여오며 조선과 서구를 잇는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물건만 판 것이 아니라 조선의 여러 이권에 관여하기도 했습니다. 왕실에서 제작한 수준 높은 공예품이 전달되었다는 것은 세창양행과 조선 왕실과의 긴밀했던 외교적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비록 공식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 농은 세창양행 사택에 머물다가 1946년 인천시립박물관 개관과 함께 이관되어 오늘날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을 지나, 지금 여기에> 

 세월의 흐름 속에 일부 장식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지만, 그 흔적조차 이 가구가 지나온 백여 년의 시간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겹겹이 쌓인 인천의 기억과 조선 공예의 정수를 송암미술관에서 생생하게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글_이상희(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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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제목
螺鈿二層籠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 문의처 032-440-6768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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