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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물 소개

40년 시간을 타고 날아온 종이다발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032-440-6768)
작성일
2026-05-29
조회수
80

40년 시간을 타고 날아온 종이다발


명칭

국민교육헌장 필사본

국적

대한민국

시대

1973년

재질

종이

크기

13.3 × 19.3cm

소장위치

인천시립박물관 수장고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봅니다.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오라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노는 데 팔려 있다가 손바닥 매를 맞아야 했고, 결국 일주일 넘게 손바닥을 맞고서야 간신히 외울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국민교육헌장’은 꿈에서도 외워야 했던 힘들고 고단한 숙제였습니다. 


<교육의 기본 방향을 세우다>

 광복 직후, 우리 교육계는 민족정신과 민주주의 이념이 들어간 새로운 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6.25전쟁을 비롯해 계속되는 시련 앞에서 제대로 된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란 역부족이었습니다. 1960년대 경제발전과 더불어 국가 운영이 안정화되어 가면서 교육의 기본 이념을 정립해야 한다는 사회 전반의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국민교육의 장기적이고 건전한 방향 정립과 시민생활의 건전한 윤리 및 가치관 확립’을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모아 교육장전(敎育章典)을 제정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1968년 문교부에서 선정한 26명의 기초위원과 48명의 심의위원이 5개월 간 심의를 이어간 끝에 12월 5일 대통령령으로 ‘국민교육헌장’을 반포하게 됩니다.


<뜻도 모른 채 외워야 했던...>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1970~80년대 학생이었던 사람에게는 꽤 익숙한 구절입니다. 국민교육헌장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암송해야 했던 일종의 통과의례였으니까요. 교가를 모르는 학생은 있어도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지요. 교과서마다 맨 앞 장에는 헌장 전문이 수록되었으며, 일부 학교는 기념비를 세우거나 암송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이 거세지면서 국민교육헌장의 무조건적인 암기는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학생들에게 강요되던 국민교육헌장 암송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듬해부터는 12월 5일이면 치러지던 기념행사도 더 이상 열리지 않았지요. 정부 공식 법정 기념일로 지내오던 국민교육헌장 선포기념일이 2003년 폐지되면서 국민교육헌장은 반포 35년 만에 사문화(死文化)되었습니다.


<40년 시간을 타고 날아온 종이다발>

제물포고등학교 국민교육헌장 기념비
제물포고등학교 국민교육헌장 기념비와 학생들 
(출처: 자원봉사자 조명진 선생)

 2007년 6월 21일 인천 제물포고등학교는 교정에 있던 국민교육헌장 기념비를 철거했습니다. 비석을 쓰러뜨리고 기단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세 개의 단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각 단지에는 60여 장의 갱지를 하나로 묶은 종이다발이 10묶음씩 들어 있었고, 종이마다 국민교육헌장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1973년 7월 당시 제물포고 교장이 기념비를 세우면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교생에게 국민교육헌장을 손글씨로 쓰게 했고, 그것들을 학년별로 모아 단지에 넣은 뒤 기단 안에 보관했던 것입니다. 당시 1학년이었던 제물포고 20회 동기회장은 철거된 기념비 기단에 있던 1학년 종이다발 단지를 사무실로 가져와 보관했습니다.



국민교육헌장 필사본 /1973년 / 13.3 x 19.3cm
1973년 7월 9일 제물포고등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이 자필로 쓴 국민교육헌장으로 1학급씩 모두 10개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묶음의 표지마다 연도와 학교, 학년, 학급 및 인원수가 표기되어 있으며, 상단 중앙부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끈으로 편철하였다. 
사진의 내용은 제물포고등학교 1학년 9반 6번 이인태학생이 작성한 것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2년, 시립박물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20회 졸업생 한 분이 그 이야기를 박물관에 전해주었고 국민교육헌장 친필본 종이다발은 제물포고 20회 동기회의 이름으로 박물관에 기증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제물포고등학교는 철거된 후 교정에 방치되고 있던 국민교육헌장 기념비도 기증했습니다. 다시 5년이 지난 2017년, 이번에는 당시 이 학교 2학년생이던 19회 졸업생 동기회에서 자신들의 친필본 뭉치를 기증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박물관은 1973년 제물포고등학교가 건립했던 국민교육헌장 기념비와 그 아래에 묻혀있던 제물포고 19~20회 졸업생의 국민교육헌장 친필본을 소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_배성수(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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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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