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를 중심으로 소나무, 학, 파초, 오동나무, 기러기 등의 길상적인 소재를 포함시켜 그린 그림을 잡화병(雜畵屛)이라고 한다. 잡화병이란 두 종류 이상의 화목을 각기 다른 화폭에 자유롭게 구성한 병풍이며, 근대 서울화단과 평양화단을 중심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매난국죽 이외에 그려져 있는 화목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나무와 학(2번째 폭)- 송수천년 학수만년(松壽千年 鶴壽萬年)이란 말처럼 장수 상징
-파초(4번째 폭)-불에 탄 뒤라도 속심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 나온다하여 기사회생(起死回生)을 상징
-오동나무(5번째 폭)-깨끗하고 귀족적이며, 우아한 선비의 나무로 알려져서 서당 또는 학문하는 서재 부근에 많이 심음
-기러기와 갈대(7번째 폭)-기러기와 갈대는 ‘老安’과 음이 같아 노후의 평안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
잡화병은 근대화단에서 유행했던 그림의 형식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도 여러 번 입상한 우당 유창환(愚堂 兪昌煥, 1870-1935) 또한 작품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