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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평

<커피콘서트1>불세출, 제대로 ‘소리’ 할 줄 아네

작성자
이 * * * *
작성일
2015-01-23
조회수
1141



불세출, 제대로 ‘소리’할 줄 아네

[이재은 기자의 인천문화 관람기] 9-국악앙상블 불세출의 ‘도시풍류’


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sq=28068&thread=002002000&m_no=&sec=11

 


‘좀처럼 세상에 나타나지 아니할 만큼 뛰어남’이라는 뜻의 불세출은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생을 중심으로 창단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 장구, 피리, 해금에 기타를 더해 여덟 명이 함께 하는 국악앙상블.
 
인천에서는 지난해 ‘플랫폼 초이스’를 통해 ‘우연의 음악’이라는 타이틀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이번에는 '커피콘서트' 1월 주인공으로 ‘도시풍류’라는 이름을 달고 지난 21일 인천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민요, 산조 등 전통음악의 고유성과 즉흥성을 기반으로 한 ‘창작그룹’답게 연주 제목도 독특했다. ‘다스름’은 음악을 연주하기 전 악기의 음을 다스린다는 ‘조율’의 의미로 쓰는 우리말, ‘그그다’는 연주할 때마다 달라지는 해금 선율의 특성에 주목해 ‘그때그때 다르다’는 말을 줄였다.
 
첫 곡으로 소개한 ‘풍류도시’는 농부들이 김 맬 때 부르는 노동요 ‘메나리’, 슬픈 느낌의 남도계면조에 현대인들의 도시적 감성을 실은 것. ‘신천풍류’는 전통 악곡의 하나인 ‘대풍류’를 모티브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며 느꼈던 감정을 담았다.
 
‘신천풍류’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다른 곡들에 비해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다. ‘풍류도시’와 ‘연’, 북청사자놀음 반주를 재해석한 ‘북청’ 등은 어깨가 절로 들썩여질 만큼 경쾌한 흥이 넘쳤지만 ‘신천풍류’는 서정성이 두드러졌다. 기타 반주 없이 생황과 정주 등의 악기가 들려주는 소리에, 불세출이 국악을 대하는 자세나 마음가짐, ‘퓨전국악’을 하면서도 그에 속되지 않고 변색하지 않으리라는 고집이 담겨있는 듯했다.
 
이전까지 들려준 음악들과 사뭇 다른 곡조에 갑자기 ‘즐거울 락’으로 변해 얼굴 없는 관객의 비위(?)를 맞추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불세출은 달랐다. 그들은 제대로 ‘소리’할 줄 알았고, 관객들은 공연 내내 그랬던 것처럼 뜨거운 박수로 감동을 전했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커피콘서트는 클래식, 재즈뿐만 아니라 탭댄스, 현대무용, 연극, 월드뮤직 등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평일 낮 시간에 공연장을 찾게 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으로 2008년에 출발, 장르를 확대하며 유료관객 점유율이 높은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덕분에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학생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매월 한 차례 오후 2시에 열리는 커피콘서트는 2월 하프를 주인공으로 꾸며지는 아주 특별한 시간, 3월 뮤지컬 배우 박준면의 음악과 모노드라마가 흐르는 방, 4월 포크 밴드 ‘바드’와 떠나는 기분 좋은 아일랜드로의 여행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시나위, 산조, 무속음악에 내재된 즉흥성과 음악 어법을 바탕으로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린 선율을 만들어내는 불세출. 관객들은 따듯한 눈빛과 함께 ‘자알~한다’ ‘좋~다’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그들만의 소리에 환호했다.
 
‘우리 소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악이든 아니든 내가 듣고 즐길 수 있다면 모두 ‘우리 소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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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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