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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오보에 책임” 고개 숙인 기상청… 외부 평가도 받는다(한국일보, 8.29)

담당부서
녹색기후정책관실 (032-440-8593)
작성일
2016-08-29
분야
환경
조회
2596

장마철 강수와 최근 폭염 예보에서 번번이 오보를 낸 기상청이 고개를 숙였다. 기후변화에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반성이다.



이에 따라 전문 예보관 육성을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9일 기상청이 개최한 기상예보정확도 향상 대책 브리핑에서 고윤화 기상청장은 “올 여름 폭염은 15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로 드문 일이었지만, 기후변화를 가볍게 여겨 예보 시스템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며 “정확하지 못한 예보로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반성했다.



1994년 이후 최고의 폭염으로 기록된 올 여름 기상청은 수차례 “더위가 물러간다”는 오보를 내 국민들을 거듭 지치게 했다. 지난 10일 기상청은 15일부터 최고기온이 폭염특보 기준인 33도 아래(이하 서울 기준)로 내려가 더위가 꺾일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로도 폭염특보는 오래 이어졌다. 14일 예보 때는 18일 최고기온 32도, 19일 31도 등으로 점차 선선해질 것이라고 했지만 수은주는 다시 치솟아 21일 오히려 역대 최고기온(36.6도)을 기록했다. 21일 예보와는 무려 6.6도나 차이가 났다.



예보 실패의 근본 원인은 여름철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움직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북태평양고기압이 평소보다 넓게 확장하면서 장마 때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막았고, 폭염 때는 한반도에 고온다습한 기압골을 오래 머무르게 해 폭염이 지속됐다. 150년만에 한번 있을 법한 폭염이 이러한 이상기후로 발생했다.



기상청은 단기ㆍ중장기 투트랙 대책을 내놓았다. 단기 과제의 핵심은 전문성 있는 예보관 육성이다. 폭염이나 한파 등 기온 예보를 다룰 중기예보 전문분석관과 강수 예보에 매진할 단기예보 전문분석관 등 특성화된 예보관 인력풀을 100명 가량 확보하기로 했다. 경력 20년 넘은 기상청 퇴직자 가운데 전문성이 뛰어난 이들은 예보자문관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기상청이 532억원을 들여 2월부터 슈퍼컴퓨터 4호기를 운영하는 등 첨단 시설을 갖췄음에도 정작 예보관 전문성이 뒤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를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중장기적으로는 한국형 날씨 예보모델(수치예보모델) 개발이 시급한 숙제다. 올 여름 예보가 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영국의 수치예보모델을 가져와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지형과 기후 특성에 맞는 고유 모델은 현재 개발 중이어서 내년 하반기부터 시범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나아가 산업계, 학계와 공동으로 집중호우ㆍ황사ㆍ폭염ㆍ한파 등 기상이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기상청은 예보실을 전면 공개해 국민과 소통을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신도식 기상청 예보국장은 “예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든 과정을 담은 예보해설서를 온라인 등에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정 기간 예보ㆍ특보 현황을 집계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도 받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상청이 나서서 예보 정확도에 대해 외부 평가를 받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10년 내 장마철 강수 유무 예보 정확도를 90%(현재 8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연간 300억~40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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