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 IC에서 여의도에 이르는 제물포길은 인천과 서울간 출퇴근 차량 등으로 매우 정체되는 구간이다. 이런 출퇴근 시간대의 정체를 해결하고자 서울시에서 동 구간 전체를 지하화하는 장대터널인 제물포 터널의 건설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대터널 건설 계획은 다음 세가지 사유로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동 지하터널은 지하 75 미터의 깊이와 총 구간길이 7.6Km(약 20리)에 이르는 장대터널로 하루 17만여대가 이용할 것이 예상되는 바 이 경우 필연적으로 터널로부터 초미세먼지와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동 터널내 공기정화 시설은 2 곳에만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한다. 모 연구 기관에서 강남 매봉터널 인근 주거지역 주민들에게 라돈 제거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것을 권고한 사례도 있다. 또한 초미세먼지는 서서히 폐속에 쌓여 침묵의 살인자라고 하지 않는가? 주거인구 4만여, 상주 근로자수 42만여명 그리고 대한민국 입법부가 위치한 여의도를 왜 미세먼지 집결지 또는 하치장으로 만들려 하는가?
둘째는 안전문제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터널내에서 추돌이나 충돌같은 교통사고 또는 자연적인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와 다른 차량으로 급속히 화재가 옮겨붙는 소위 Fire Jumping은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비교적 짧은 거리의 터널내에서의 사고시에도 운전자들이 증언하는 유독가스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심각한 데 제물포터널같은 장대터널에서의 사고 발생시 엄청난 참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깊이 75미터(25층 아파트 높이)의 지하터널에서 화재 발생시 운전자들이 외부 지상으로 탈출하기 위해서는 700 여미터(설계상 경사각도 5.6도, 터널 깊이 75미터 가정시 Sin 삼각함수로 계산) 경사면의 오르막길을 필사적으로 걸어서 올라와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아비규환(특히 연장자들 거의 생환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다. 터널 내 사고개연성 확률이 0.0001% 미만으로 희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사고가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입을 확률은 100%일 것이다. 혹자는 지하철 같은 장대한 지하 터널도 아무 사고 없이 운영된다고 하나, 지하철과 제물포 터널은 질적으로 다르다. 지하철은 궤도 위를 달리면서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완벽히 통제 가능하다. 하지만 제물포 터널 같은 지하에서 수 만대의 개인 차들이 달리는 것은 반드시 사고 개연성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운전 습관과 행태를 감안할 때 사고 가능성이 다분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에서는 환경영향 평가를 했다고 하지만 당사자인 여의도 주민은 배제한 체 밀실에서 형식적으로 진행하여 절차상의 정당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전임 조순 시장은 삭막했던 여의도 광장 벌판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서 서울 및 수도권 시민들이 애용하는 장소로 탈바꿈 시켰는데, 환경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문외한인 현 시장은 왜 오히려 공원 입구에 터널 출구를 만들어서 엄청난 미세먼지의 집결지 내지는 하치장을 만들려는 지 이해가 안간다.
만에 하나 2020년 터널 개통 후 터널 내 화재 사고 같은 대형사고가 나면(영원히 사고 안 난다고 누구도 장담 못함) 이 터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주로 인천과 부천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주요 희생자가 될 것이다. 이 경우에 많은 반대와 재검토 요구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한 서울시와 영등포 구청의 최고 정책결정권자들과 시공사 책임자들 역시 역사에 죄인이 될 것이고, “지하에서의 제2 세월호” 사건이 될 것으로 우려 된다.
동 공사가 현재 착공 개시 중에 있는 데, 위의 사유들을 감안하여 불도저 방식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모든 당사자들과 환경 및 안전 전문가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머리를 맞대고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