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세상을 다시 하나로 잇는 5월, 대한민국 시립박물관 최초로 여든 번째 생일을 맞이한 인천시립박물관(인시박)이 특집 소식지 《박물관풍경》을 통해 만난 여러분들께 감사의 초대장을 건넵니다. 단 44쪽에 불과한 작은 책자이지만, 그 안에는 내 몸처럼 우리 고장을 사랑해 온 인천 사람들의 거대하고 숭고한 이야기들이 별처럼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인시박의 역사는 결코 박물관이라는 거대한 건물이나 몇몇 자산가의 화려한 컬렉션만으로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개관 당시 “박물관을 무엇 하러 세우느냐”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던 이들의 마음을 돌려 세운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한 시민 400여 명의 자발적이고 뜨거운 유물 기증이었습니다.
그 위대한 향토사의 여정 속에는 숨은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2001년 박물관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무려 20여 년간 사진 봉사를 하며 소식지의 표지와 기록을 책임져 온 자원봉사자 ‘조오다’ 님, 1995년 열 살 어린이의 시선으로 박물관을 바라보다 이제는 문화정책과장이 된 시민, 스물여섯 새내기 연구원에서 이제는 유물관리부장이 된 이들의 이야기까지……. 인시박의 80년사는 박물관만의 기록이 아니라, 인천 시민 모두가 함께 쓰고 울고 웃었던 ‘살아있는 연대기’ 그 자체입니다.
나아가 인시박은 송암미술관, 검단선사박물관, 한국이민사박물관, 인천도시역사관 등 4개의 분관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인천 문화의 풍성한 생태계를 가꾸어왔습니다. 강화도 조약 150주년을 맞아 변방의 해변 마을에서 세계를 마주하는 최전선 도시로 거듭났던 인천의 역사를 추적하고, 철도의 시발지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치열하게 고뇌하는 학예연구사들의 땀방울 역시 이 박물관을 지탱하는 든든한 뿌리입니다.
이제 인시박은 자유공원 시대와 현재의 옥련동 시대를 지나, 2028년 학익동(인천뮤지엄파크) 시대라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돛을 올립니다. 감사 마음 가득담아 그 노고에 꾸뻑 인사드리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