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동 신기사거리
인천시청 앞에서 경원로를 따라 중구쪽으로 가다 보면 남구 주안동에서 신기사거리와 만난다. 이 동네 일대가 예전에 신기촌(新基村)이라고 불렸던 곳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지금도 이 이름은 꽤 널리 쓰이는 편인데, 신기촌은 물론 한자어이고, 원래의 우리말 이름은 새터말(마을)이다. 말 그대로 ‘새로 터를 잡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동네의 남쪽에는 문학산이 있고, 그 산 주위에는 관교동과 문학동이 있다. 이들 동네는 조선시대에 오늘날 시청격인 도호부청사(都護府廳舍)가 있던 곳이고, 더불어 국가적 차원에서 제사를 지내던 향교나 사원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시의 중심이었던 곳인데다 관청이 있어 관청말이라고도 불렸는데, 신기촌은 그 관청말 뒤쪽에 새로 터를 잡아 생긴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새터말을 한자로 바꾼 것이 신기촌이니, 비슷한 뜻의 신촌(新村)만큼 많지는 않지만 여러 곳에 적지 않은 땅이름이다. 곳에 따라서는 한자로 바꾸지 않고서 그냥 새터말이라고 부르는 곳 또한 적지 않다. 신촌 역시 ‘새로 생긴 마을’, 곧 새말을 한자로 바꾼 것으로, 서울의 신촌을 비롯해 전국에 그 이름을 가진 곳이 수 백여 곳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새말은 경우에 따라 ‘(두 동네의) 사이 마을’이나 ‘새가 많은 동네’, ‘풀이 많은 마을’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새말’를 무조건 새롭다는 뜻의 한자 ‘신촌(新村)’으로만 옮기거나, 거꾸로 ‘신촌’을 무조건 ‘새(로운)말’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비해서 ‘신기촌’은 ‘새롭게 터를 잡은 마을’로만 해석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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