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동 도장마을
선학동에 도장 마을이 있다. 큰 도장, 작은 도장, 사이 도장 등으로 나뉘어 불리는데, 때로는 그 발음이 조금 바뀌어 ‘도정이’라 하기도 한다. 도장 마을에 대해서는 한자어 도장(倒葬)에서 생긴 이름이라는 해석이 있다.
옛날 이곳에 부평 이씨(李氏)들이 많이 모여 살았는데, 이 집안에서는 조상들의 묘지를 쓸 때 다른 가문들처럼 항렬[行列] 순서대로 쓰지 않고 벼슬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묘지 순서를 정했다. 그러다 보니 윗대보다 더 높은 벼슬에 오른 자손들의 경우는 그 묘소가 조상들의 묘자리보다 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장례(葬)의 순서도 뒤바꾸어(倒) 지내는’ 일이 잦았고, ‘자손을 조상의 묘지 윗자리에 장사 지낸다’는 뜻의 한자어 도장(倒葬)이 동네 이름이 됐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고증되지 않는 내용이며, 그 이름을 보고 뒷사람들이 별다른 근거 없이 한자를 조합해서 붙인 얘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도 도장마을은 중세 국어에서 ‘안방’이나 ‘규방’을 뜻하던 우리말 ‘도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해 보인다.
이는 조선 중종 때 최세진(崔世珍)이 지은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도 나와 있는 단어로, 사방이 산 같은 것에 둘러 쌓여 있어 안방처럼 아늑한 느낌을 주는 땅을 흔히 도장이라고 했다. 이런 땅이 적지 않다 보니 우리 나라 곳곳에서 ‘도장곡’, ‘도장동’, ‘도장리’, ‘도장굴’ 같은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선학동의 도장마을도 문학산 줄기인 선유봉(仙遊峯)의 바로 아래 동네로 높지 않은 산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도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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