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오늘은 특별히 불쾌했습니다.
오전 중에 송내역에서 안 탔어야 될 버스를 타서 온 종일 불쾌함으로 가득합니다.
송내역에서 버스 타는 곳이 어딘 줄 몰라서 옆 정류소에서 묻는 중에 아 저거 타면 되겠다고 빨리 타라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정신없이 헐레벌떡 뛰어와 타려 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분들이 줄 서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바로 옆 정류소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을 알아서인지 아무 말씀들 안하셨는데 그 때 아기 안은 아주머니가 제 앞으로 왔고 저도 엉겹결에 뒤따라 탔습니다.
차라리 그냥 지목해서 뭐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누구한테 하는지 분명치 않게 큰 소리로 '어디서 새치기 하고 X랄이야...X끼가. 양심이 없어' 라며 계속 떠드므로 마음이 불편해져서 두 정거장 가서 내리고 말았습니다.
뭐 질서 지키라는 '옳은' 말인데 다른 승객분들이 이해해 준 것을 버스기사가 많은 승객들 앞에서 나이든 여자 승객들에게 'X끼'라고 모욕을 줘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상스러운 욕을 하지 않는 것도 질서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그 기사는 주먹이라도 날라올 거친 남자 승객에게는 절대로 그런 욕 하지 못하는 비겁한 인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