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년부터 나의 화물 차량은 거의 차렷 자세다. 밖의 외식이 갈수록 불안해서 집에 머무는 날이 많아 차량도 아파트의 주차장에서 거의 정차 상태인데 이 계절 으레 날아드는 노오란 송홧가루를 담뿍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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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홧가루
- 2017년 5월 중순, 안정은 -
물걸레로 세차를 할 때나
금정산이 있는 서쪽의 창가에서
이 계절
노오란 송홧 가루*를 만난다
올해는 문 앞 복도에까지 날아와 쌓여
손잡이가 달린 찜통에 세탁물 가득 담아
씻어 내렸다
나이 육순을 넘고도
깊은 사념 없이
불만 없이
송홧가루를 만나고 닦는 내가
그대로 좋다
* 송홧가루 .......4,5월경 소나무에서 생기는 꽃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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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년 지나야
- 2017년 7월, 안정은 -
남의 집 상가에서
눈물 주르르
형부는 이를 보고서
장모님이 돌아가신지가 얼마나 됐냐고 물었다
그 즈음
어머니 무덤앞에
어느 젊은이의 죽음*이 있었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무덤가에 꽃을 심고 조화를 꽂고
묘지 둘레에는 꽃넝쿨을 감아 놓고 갔다
한 십년 지나
그 무덤가에는
슬픔의 눈물과 분노 위에
망각의 나래가 내리고
이제 그들은
생활전선에서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나
* 죽음 .....교통사고 (망자 남편 : 김 / 처 : 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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