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산책
- 1981년 5월, 안정은 -
대양의 미지를 향해
머리 숙인 영도의 고독
경부선따라 줄달음에 머문
정착의 뱃고동
니혼진* 어지러운
중앙동 거리를 지나
자갈치 아줌마의 비린
앞치마에서
오호라 내 책상앞 난분
달포 물을 잊었구나
보수동 골목 헌책방 가게에서
한권의 책을 끼고서
달려라 버스야
내 집으로
우체부가 끊인지 오랜
내 각방
캘리포오니아의 진희도
서울의 현이도 없이
난분 그만이 적적댄다
내 아내처럼 외롭단다
내 너를
내 아들 스물아홉 현이의
생일날에 보내렸더니...
두어라 여기 남쪽 바닷가
진희와 현이의 꿈을 그려라
* 니혼진 ...... ‘ 일본인’의 일본어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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