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인천설화

호랑이 잡은 이야기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4655
강화도는 우리 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육지와도 꽤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옛날 강화도에 나무가 울창했을 때에는 육지에 사는 짐승들이 쉽게 이곳으로 건너와 살았다.
노루, 여우, 너구리, 오소리, 멧돼지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고 가끔은 호랑이도 나타나곤 했다. 이들 동물들은 마을로 내려와 집에서 기르는 개와 닭 등을 잡아먹는가 하면 농민들의 가장 큰 재산인 소에게까지 해를 입혔다.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니산이 있는 화도면에서는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대낮에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정신을 잃고 끝내 병이 들어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곳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 이곳을 떠나자.”
“아니다. 이곳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우리의 고향이다. 그러니 고을 원님에게 호랑이를 잡 아달라고 진정서를 내자.”
진정서를 받아 본 원님은 곧 대책을 마련했다. 강원도에서 이름을 날리던 호랑이 잡는 포수 한재보(韓在甫)와 숙련된 포수 20명을 모았다. 그리고 수백 명의 몰이꾼들로 하여금 그 포수들을 뒤 따르게 했다.
우선 포수들은 호랑이가 다니는 길목에 몸을 숨기고 잠복에 들어갔다. 그리고 몽둥이를 든 몰이꾼들은 산꼭대기로부터 아래로 고함을 지르며 천천히 그러나 산 주위를 샅샅이 뒤지며 포수들이 숨어 있는 곳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한 사람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호~랑~이다”
순간 몰이꾼들은 모두 긴장하여 걸음을 멈추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앞으로 털썩 고꾸라지는 사람, 머리와 양팔을 땅에 대고 부들부들 떠는 사람,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양팔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었다.
잠시 긴장의 시간이 지났다. 모두가 몽둥이를 불끈 쥐고 앞을 쳐다보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과연 저 앞에 산돼지만 한 호랑이가 몰이꾼들에 밀려 나무 숲 사이로 꼬리를 감추며 도망가고 있었다. 도망가는 호랑이를 본 몰이꾼들은 힘이 나는 듯 고함을 지르며 호랑이를 계속 몰아갔다.
얼마 뒤 쫓기던 호랑이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알고 보니 호랑이가 근처에 있던 동굴 속으로 몸을 피한 것이었다. 그곳은 마니산 남쪽 고창굴이란 굴이었다. 마침 그 주위에 숨어 있던 포수들이 나타나서 재빨리 바위로 굴 입구를 막아 버리고 미리 준비한 고춧대 더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모두들 웃옷을 벗어 고춧대에서 나오는 연기를 굴 속으로 넣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흥 어흥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호랑이가 죽은 것이었다. 한 포수가 외쳤다. 
“누가 굴속으로 들어가서 호랑이를 끌어 낼 사람 없소?” 
이때 한재보란 포수가 동아줄 꾸러미를 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굴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호랑이가 살아 있는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한 포수는 너무나 놀랐다.
하지만 경험 많은 그는 곧 죽은 호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동아줄로 호랑이의 허리를 동여맸다. 그리고는 줄을 당기라고 밖을 향해 외쳤다.
잠시 후 동굴 밖으로 끌려나오는 호랑이의 모습이 보이자 모두들 와 하는 함성을 질렀다. 자신들의 힘으로 동물의 왕 호랑이를 잡은 것이 너무나 대견했던 것이다. 한참 동안 호랑이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곧 장대로 들것을 만들어 그 위에 호랑이를 얹었다. 그리고는 왁자지껄 떠들면서 고을 원님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관청이 눈에 보이자 그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원님 앞에 선 그들의 모습은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처럼 의기 양양했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한 원님은 뜻밖의 명령을 내렸다.
“산 속의 왕, 호랑이를 해치다니 무엄하구나. 한재보에게 곤장을 치도록 해라.”
한 포수는 형틀에 매여졌다. 그러나 그에게 내려진 벌은 볼기 두 대였고 그것도 치는 흉내만 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많은 쌀과 베가 포상금으로 내려졌다.
그 후 강화도에는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다.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문화유산과
  • 문의처 032-440-838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