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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말산이 부시미산으로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1312
강화군에는 교동이라는 섬이 있다. 이 섬에는 양갑리라는 마을과 매바지라는 마을이 있고 두 마을 사이에는 별로 크지 않은 산 하나가 있다. 사람들은 이 산의 모습이 말과 같이 생겼다 하여 말산이라 불렀다. 그런데 이 산의 머리는 양갑리 쪽으로 향해 있었고 꼬리는 매바지 마을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두 마을은 논의 크기가 비슷했지만 살림살이는 영 달랐다. 양갑리 쪽의 사람들은 매우 부지런하고 근면했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쓰고 열심히 일을 해도 농사는 잘 되지 않고 걸핏하면 흉년이 들어 하루하루를 잇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매바지 쪽의 형편은 달랐다. 그들은 별로 애쓰지 않는데도 매년 풍년이 들었고 그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기와집으로 양갑리 쪽의 허술한 초가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양갑리 마을 사람들은 답답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논에 나가 등이 휘도록 일을 하는데 이렇게 하루 먹을 쌀을 걱정할 정도로 힘드니 말이야.” 
한쪽에서는 이웃 매바지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소리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 드신 한 스님이 이 양갑리 마을에 시주를 구하러 찾아들었다. 이때 한 부인이 쌀을 조금 내주며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저희들은 이웃 마을보다 논일 밭일 모두들 열심히 일하는데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지요?”
스님은 양갑리의 논과 주위의 산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일러주시오. 저 앞에 보이는 말과 같이 생긴 산의 앞부분, 즉 말의 머리 쪽을 잘라 버리시오. 저 말이 언제나 이 마을의 곡식을 모두 먹어 버리고 대소변은 매바지 쪽으로 하니, 그 대소변이 거름이 되어 매바지 쪽은 농사가 잘되고 이쪽은 흉년이 들게 되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의논을 하게 되었다.
“지나가는 중이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지 맙시다.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하늘도 우리를 도울 것입니다. 그러니 다 같이 열심히 일하도록 합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우리는 할 만큼 노력을 했는데도 가난하게 사는 데에는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스님이 이야기한 대로 저 말산의 머리 부분을 한번 잘라 봅시다.”
한참 후 말산의 머리 부분을 자르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이튿날부터 마을 사람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삽과 괭이 등을 가지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산의 한 부분을 잘라 낸다는 것은 쉽지않았다. 더구나 그 부분은 거의 암석으로 되어 있어 노력을 몇 배나 더 해야 되는 어려운 공사였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가난에 시달려 온 양갑리 사람들은 잘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 하나로 서로서로를 위로해 가며 공사에 매달렸다.
한 달쯤 후 공사를 하던 한 쪽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산에서 피가 나온다.”
말산의 머리를 자를 때 목 부분에서 피가 흘러나온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 놀랐다. 이때 마을의 어른 한 사람이 나섰다.
“여러분, 저 피는 말의 목 부분이 이젠 완전히 잘려 나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즉 이 공사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다음 해 가을 양갑리에는 풍년이 들었다. 이후에도 풍년은 계속되어, 양갑리 사람들은 남부럽지 않게 잘살았다.
그리고 말같이 생겼다 하여 말산이라고 부르던 산의 이름을, 쌀풍년을 이루게 하여 주었다 하여 부시미산(富示米山)이라 고쳐불렀다. 지금도 피가 흘러 나왔다고 하는 부분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주위에는 당시에 떼어 냈다는 돌들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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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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