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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당집 노인과 대감댁 자제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1709
옛날에는 마을마다 당집이 있어 정월이 되면 집집마다 깨끗한 곡식을 걷어 당집에서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지금은 당집이 거의 사라져 그 풍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영종도 중산리(中山里)에 당집이 없어진 유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이 마을에서 당고사를 지내려고 곡식을 걷고 있었는데 어느 한 집에서 고사는 절대로 지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집의 주인은 한양에서 높은 벼슬을 지내다 나이가 들어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온 사람이었다.
이 대감은 당고사를 위해 쌀을 걷으러 온 사람들에게 호통을 쳤다. 
“별 요망한 소리를 다 하는구나. 당고사가 다 뭐야. 당집을 당장 때려 부수어라.” 
하지만 대감의 말대로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당집은 영험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곳에 고사를 잘못 지내도 동네에 큰 재난이 온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감이 직접 나서서 당집을 부수려 했다. 망설이던 하인들도 대감의 추상같은 호령에 당집을 부수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당집을 부순 그날 저녁이었다. 백발의 노인이 대감의 꿈에 나타났다.
“대감, 당신이 내 집을 이렇게 부숴 놓았으니 어떡하시겠소? 
내일이라도 내 집을 다시 세워 주신다면 모르되 만일 그렇지 않으면 저도 그냥 있을 수 없습니다.”
백발 노인의 말을 대감은 한마디로 거절했다.
“이런 요망한 놈의 요귀가! 물렀거라.”
백발 노인은 사라지기 전에 한 마디를 남겼다.
“그렇다면 대감의 큰아들을 데려가겠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대감은 꿈이 참 기이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울음소리 가 났다.
“큰 자제님이 새벽에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그만 돌아갔습니다.”
큰아들의 장례를 치른 후 대감의 꿈에 백발 노인이 또 나타났다. 
“대감, 그래도 내 집을 못 세워 주시겠습니까?”하고 말했다.
“절대로 못한다. 당장 물러가지 못할까?”
“그럼 둘째 아들도 데려가겠습니다.”
“맘대로 해라. 나는 절대로 못한다. 이 요망한 것아.”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대감이 두려운 생각이 들어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는데 밖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둘째 아들이 조금 전에 급사했다는 것이다. 집안의 장남과 차남을 며칠 사이에 모두 잃은 대감이었지만 당집을 다시 지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 대감이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둘째 아들의 상을 치른 날 밤에 대감의 꿈에 그 노인이 또 나타났다.
“그래도 내 집을 못 지어 주시겠습니까?”
“흥 어림도 없는 소리 말아라. 이놈! 하나 남은 막내아들마저 잡아가 보아라.”
대감의 말에는 두려움보다 결연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그러자 백발 노인이
“대감, 참 대단하십니다. 전 셋째 아드님 앞에는 얼씬도 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앞으로 큰 인물이 되실 분인데 어떻게 제가 감히 잡아가겠습니까? 저는 이제 물러갑니다.”
말을 마친 백발 노인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런 연후로 해서 동네 당집은 없어지게 되었고 살아 남은 셋째 아들은 후에 과거에 급제하여 영의정에 오르게 되었다.
크게 될 인물 앞에서는 귀신도 잡귀도 꼼짝을 못한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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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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