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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신도의 효자와 선녀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686
영종도 옆에 신도(信島)라는 조그만 섬마을에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성 지극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소년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서 어려운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소년은 총명했을 뿐 아니라 심성이 유난히 곱고 착하며 어머니에 대한 효성 또한 지극했다. 비록 가난하긴 했지만 어머니와 의 생활이 마냥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원인 모를 병으로 병석에 눕게 되었다. 한 해, 두 해가 지나며 어머니의 병도 깊어만 갔다.
세월이 흘러 소년이 어느덧 청년이 되었다. 어머니도 세월만큼 늙었고 병은 좀처럼 회복되질 않으니 청년의 마음은 천근 만근 무겁기만 했다. 살림이 어려운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원인 모를 병으로 고생하시는 허약한 노모에게 어찌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이것저것 다 해 보았고, 명약이라는 명약은 모조리 구해 정성을 다해 드렸으나 어머니의 병환은 별 차도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모의 병은 점점 악화되었지만 청년은 더욱 정성을 다했다. 어머니를 완쾌시켜 드리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아무리 어렵고 고생스러운 일이라도 서슴지 않았다. 어머니 병이 나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이라 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청년은 늘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서 어머니의 병이 차도가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노모의 병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밤늦도록 어머니 병구완을 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이때 꿈속에 백로가 나타나더니 입에 물고 있던 무엇인가를 떨어뜨리고 날아갔다. 청년이 펼쳐보니 노모를 살리기를 원한다면 인육(人肉)을 먹어야만 한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청년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다. 아직도 한밤중이었다. 청년은 너무 기이하여 밤새 잠자리를 뒤척이며 자신이 꾼 꿈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청년은 이는 필시 하늘의 도우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칼로 자신의 오른쪽 넓적다리를 도려내었다. 피가 솟아났다. 큰 통증에 청년은 비명을 질렀다. 그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 번개가 온 천지를 뒤흔들면서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비는 청년의 집을 피해서 오는 것이었다.
청년은 아픈 다리를 끌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향해 수십 번 절을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어머니의 병은 좀처럼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청년은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 그런 것이 아닌가하여 낙심했다. 청년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갔다. 
그날 아침도 새벽같이 일어나 마당을 쓸고 있었다. 그때 흰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늙은 난쟁이가 지나가다가, “젊은이, 나는 지나가는 길손인데 밤새도록 길을 걸어서 몹시 피곤해서 그러니 잠시 쉬어 가게 해 주시오. 그리고 무엇이라도 좋으니 시장기나 좀 면하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소이다.” 
먹을 것이라고는 품앗이로 받은 몇 홉의 좁쌀과 어머니를 위해 따로 구해 놓은 한 바가지의 보리 정도였다. 
“방이 하나뿐인데 병드신 노모께서 누워 계십니다. 괜찮으시다면 누추하지만 잠시 드시지요. 제가 먹을 것 좀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년이 이렇게 말하면서 방으로 안내했다. 난쟁이는 일찍이 이처럼 마음이 착하고 게다가 효성이 지극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크게 감탄하여 청년에게 한 가지 소원을 말하면 들어 주겠노라 했다. 청년은 아랫목에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계신 노모를 바라보며 오직 자신의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가 하루 빨리 쾌차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갑자기 희뿌연 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우더니 난쟁이는 오간 데 없고 그 자리에 어여쁜 아가씨가 앉아 있는 것이었다. 청년이 영문을 몰라 그냥 멍하니 있자 아가씨가 조심스레,
“저는 본디 옥황상제 셋째 딸입니다. 몇 해 전부터 도련님의 효성에 감탄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진작부터 돕고 싶었으나 하늘의 법도가 워낙 엄한지라…. 달 포전 인육을 먹으면 병이 나을 거라는 하늘의 명의(名醫)의 말을 듣고는 단지 도련님을 도와야겠다는 소녀의 짧은 생각으로 말미암아 도련님의 몸만 상하게 했사옵니다. 저는 하늘의 법을 어긴 벌로 더 이상 하늘나라에서 살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련님의 효성에 크게 감동하신 저희 아버님께서 저를 이 세상으로 보내시면서 도련님의 어머니를 낫게 할 수 있는 처방을 주셨습니다. 도련님! 전 한평생 정성으로 도련님의 어머님과 도련님을 모시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디 저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십시오.”
이렇게 하여 청년은 그 동안 그렇게도 간절히 고대했던 어머니 병을 고치고 동시에 예쁜 각시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그 후 청년은 어머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잘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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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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