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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괭이부리의 호랑이굴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635
동구 만석동에 흔히 괭이부리라고 부르는 부두가 있다. 원래 고양이부리의 준말인 괭이부리는 옛날에는 해변가 산림이 울창한 지역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낚시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오래 전 어느날 날씨도 화창한 봄날이었다. 마을 아낙네 몇 명이 나물을 캐러 괭이부리 수풀로 왔다. 수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물을 캐다가 한 아낙네가 근처에서 동굴을 발견했다.
“이런 곳에 동굴이 다 있네!”
“나도 처음 보았어요.”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호기심이 발동한 여자들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바깥의 밝은 빛 때문에 컴컴한 안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얼마가 지나니까 눅눅한 동굴의 끝에서 흐릿한 불빛 같은 것들이 여자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얼핏 새끼 고양이인 듯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새끼들이었다. 여자들은 호랑이라는 것을 잊고 그저 귀엽다는 생각에 호랑이 새끼들을 만지려 했다. 그때였다.
“어흥!” 
우렁찬 호랑이 울음이 귀를 울렸다. 
어미 호랑이가 곧 동굴로 돌아온다는 신호였다. 깜짝 놀란 여자들은 나물바구니를 내팽개친 채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을을 향해 줄행랑쳤다.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고 뒹굴면서 온몸이 긁히고 찢기는 줄도 모르고, 오직 뒤에 호랑이가따라온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내달렸다. 집에 도착한 여인네들은 그래도 혹시 어미 호랑이가 따라올까 싶어 황급히 대문을 닫아걸고는 집 밖으로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어제 내던지고 온 나물바구니와 호미가 그대로 집 마당에 돌아와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여인들은 이게 무슨 조화인가 설왕설래 말들이 많았지만 한 여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 일은 어미 호랑이가 한 것이 틀림없어요. 제 생각에는 우리가 동굴 속에 있는 새끼들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았기때문에 호랑이가 그걸 고맙게 생각해서 바구니를 되돌려 준 것이지요.”
괭이부리라는 말은 그래서 이런 전설에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바닷가에 아무리 숲이 우거지고 울창하다 해도 호랑이가 살았다는 것이 이상하고, 다만 괭이부리는 고양이부리, 즉 고양이 주둥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호랑이가 아닌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잘못 전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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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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