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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비극의 주인공 비류와 미추홀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6935
인천을 대표하는 산이라고 한다면 문학산을 꼽아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인천에 관한 가장 오랜 역사 기록으로서, 기원전 18년 비류가 문학산 주변을 도읍으로 했던 미추홀 왕국의 설화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비류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설화는 몇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이렇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북부여로부터 난을 피해 졸본부여에 이르렀을 때였다. 주몽을 본 졸본부여 왕은 한눈에 주몽이 범상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음, 듣던 대로 인물이 출중하구나. 사위로 삼는 것이 훗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결심한 왕은 주몽에게 말했다.
“내게는 딸만 셋이 있소. 그 중 둘째딸을 그대의 배필로 주고 싶은데, 의향이 어떠한지?”
“제가 감히 어찌 거역하겠습니까. 난을 피해 이곳에 와 보살핌을 받는 제 처지로는 실로 과분하신 분부이십니다.”
주몽은 졸본부여 왕의 호의에 감사했다. 우선 자신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주몽은 졸본부여 왕의 둘째딸과 혼례를 치르고 사위가 되었다. 그러나 왕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다.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사위인 주몽이 왕위를 계승한 것이다. 그 후 주몽은 두 아들을 낳았는데 큰아들이 바로 비류였고 작은아들이 온조였다.
여기서 잠깐 다른 기록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몽이 졸본에 이르러 월군의 여자에게 장가를 들어 두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주몽은 이미 북부여에서 낳은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찾아오자 주몽이 그를 태자로 삼은 것이다.
“형님, 아버님께서 이번에 북부여에서 온 이복 형님을 태자에 책봉한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온조는 아무래도 불길한 느낌이 들어 형 비류에게 물었던 것이다. 비류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더니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밤새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고 우리 형제가 아버님의 처사를 거역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여기에 울적한 심정으로 남아 있느니 우리가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그것이 형제간에 있을지도 모르는 큰 다툼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비류와 온조는 제 나라를 버리고 마침내 오간, 마려 등 열 명의 신하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갔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길을 떠나는 두 왕자를 많은 백성들도 따라 나섰다.
그들은 마침내 한산에 이르러 살 만한 땅을 찾아보았다. 한참을 살피던 비류는 바닷가로 가서 살 것을 결심했다. 그러나 열 명의 신하들은 비류에게 간청하기를,
“비류 왕자님, 이 하남 땅은 북쪽으로는 한강이 있고, 동쪽으로는 높은 산들이 둘러 있으며, 또 남쪽은 기름진 농토가 있습니다. 더구나 서쪽은 큰 바다가 막고 있어 적의 침입을 막아 줄 것이니 이런 좋은 곳은 더 이상 없습니다. 도읍을 여기에 정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비류는 듣지 않고 미추홀에 터를 잡은 것이다. 물론 온조는 그 말대로 하남 위례성에 도읍을 정했다. 이때가 기원 전 18년이었다.
비류의 미추홀은 땅이 습기가 많고 물이 짜서 먹을 물도 귀했고 농사도 지을 수가 없었다. 살기가 어려워지자 그를 따르던 사람들도 하나 둘 지쳐 가고 있었다. 그러자 비류는 위례성이 궁금했다.
슬그머니 위례성을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온조의 백성들은 편히 잘살고 있는 것이었다. 돌아온 비류는 그날 밤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아, 내가 잘못 생각해서 많은 백성들을 힘들게 했구나. 내가 고집을 피워 이런 비극을 불렀으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비류는 수치심과 괴로움 때문에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그의 백성들은 모두 위례성으로 돌아가 백제의 백성이 되고 말았다. 건국 10여 년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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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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