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인천설화

뱀떼가 망하게 한 주안산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6319
남동구 간석3동 중심지에 솟아있는 높이 187.1미터의 만월산은 원래 이름이 주안산이다. 인천의 대표적 땅이름 가운데 하나인 주안(朱安)이 바로 이 산 이름에서 나온 것으로, 그 원래 위치도 지금의 주안이 아닌 이곳 간석동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 주안산이 바로 지금의 만월산인 것이다.
이 산이 만월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32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수행하던 보월 스님에 의한 것으로 전해온다. 그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던 때였다. 산 정상에 오른 보월 스님은,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동서남북이 한눈에 다 보이고, 산세가 팔을 벌려 세상을 감싸 안을 듯한 모양을 갖추었구나. 참으로 좋은 형세이다.”
그는 그 이듬해 이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약사암이라고 했다. 
지금의 약사사보다 조금 더 산 위쪽에 있던 암자였는데, 오가기 편한 곳에 암자를 만듦으로써 사바 세계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설법을 좀더 쉽게 대할 수 있게 해 주려는 뜻이었다.
“이곳에 만월(滿月)처럼 밝고 이지러짐이 없는 부처님의 세상을 세우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월 스님은 이 산의 이름까지 만월산이라고 고쳐 불렀다. 보월 스님은 그 뒤 얼마 있다가 금강산으로 돌아갔다. 1960년대 들어 지금의 위치에 대웅전과 산신각, 칠성각 등을 짓고 약사암을 약사사로 높이어 오늘에 이르게 된다. 
이 약사사 이전에 바로 그 자리에 주안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주안사는 언제 세워진 절인지 알 수 없으나 절터에서 채집된 도자기 조각 등으로 미루어 대략 고려 말기가 아닌가 추정된다. 이 주안사는 170여 년 전까지도 법당 건물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주안사에는 스님 한 사람이 있었는데 아주 행실이 나빴다고 한다. 그는 수행에도 게으를 뿐 아니라 하는 승려로서 삼가는 술이나 고기도 가리지 않고 먹고 아무데나 누워 잠을 자는 망나니와 다름없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뭐가 어떻담.”
그는 자주 마을에 내려가 술에 취해 주정을 하거나 심하면 승복을 벗어 버리고 마을 사람들과 싸움을 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부녀자를 희롱하고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다.
“스님이 그러시면 됩니까?”
보다 못한 마을 사람이 나무라면 그는,
“뭐가 어떻다는 거야. 부처님이고 뭐고, 난 내 식대로 살 테니까.”
그의 못된 행동 때문에 절에는 이제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릇된 행실이 점점 심해지면서 부처님의 안색마저 몹시 슬픈 듯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서 나타났는지 뱀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사방에서 모여든 수천 마리의 뱀들은 법당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절집 기둥이고 천정이고 문이고 가릴 것 없이 뒤엉켜 우글거리고 있었다.
“아니, 이게 웬 뱀인가. 이놈의 뱀 새끼들, 여기가 어디라고 요망하게시리.”
그가 막대기로 뱀을 몰아내려 하자 어디서 더 많은 뱀이 모여드는 것이었다.
“이크, 이거 안 되겠는 걸.”
결국 못된 스님은 견디지 못하고 절을 빠져나와 도망치고 말았다. 그것은 부처님의 노여움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잘못 때문인 줄을 모르고 있었다. 주안사는 망해 버리고 말았다.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문화유산과
  • 문의처 032-440-838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