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인천설화

불행하게 일생을 산 삼각산 이장사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193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산 서쪽에 세간에서 부르기를 담뱅이라고 하는 마을이 있었다. 조선조 말기인 고종 때 이 담뱅이 마을에 사는 전주 이씨 가문에 아기가 태어났다. 그런데 나면서부터 벌써 기골이 장대한 것이 누구든지 한눈에 아기가 장사임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갓 태어난 아기가 울음도 울지 않고 이내 일어서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필시 하늘이 점지한 장사임에 틀림없어.”
“우리 가문에 장사가 났어.”
“큰 인물이 될 걸세.”
집안 식구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놀랍고 기쁜 목소리로 모두 아기를 향해 한 마디씩 하는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아이는 채 열 살이 되기도 전에 몸집이 어른만 해지더니 열다섯 살이 되어서는 아무도 그를 당해 낼 사람이 없을 정도로 힘이 셌다. 이제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를 이 장사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장사의 부모는 이때부터 커다란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예로부터 힘이 센 장사가 태어나면 나라에서는 후일 역모를 두려워하여 본인은 물론 그 일족까지 잡아 죽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그런 불행한 화는 미치지 않았다.
이 장사는 나이 스물이 되도록 공부는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힘 자랑만 했다. 이 장사의 부모는 생각 끝에 그를 한양으로 보내기로 했다. 이 시골에서 쓸데없는 힘 자랑으로 세월을 보내느니 한양으로 가 과거 시험을 보아 무과에 급제하면 그의 힘에 맞는 나라 지키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나라가 안팎으로 혼란스러워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등용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한양에서조차 뜻을 이루지 못한 이 장사는 실망 끝에 술을 마시게 되었고 남과 싸움을 하는 일도 생겼다. 점차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몇 년 간을 그렇게 힘 자랑이나 하고 다니자, 한양에서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고 사람들은 그를‘삼각산 이 장사’라 불렀다. 인천에서 그 소문을 들은 이 장사의 부모는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삼각산이라면 그것이 서울을 상징하는 산인데….”
“여보, 아무래도 심상치 않으니 어서 불러 내리세요.”
아버지는 그를 불러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한양에서 견문을 넓히고 네 힘에 어울리는 장수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술과 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다니, 이제 집에서 근신하고 있어라.”
아버지의 엄명에 이 장사도 하는 수 없이 방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월 단오를 맞아 이곳에 커다란 씨름판이 열리게 되었다. 이 씨름판에는 인근 마을은 물론 인천의 내놓으라 하는 장사들이 모두 몰려왔다. 이전 같으면 씨름판 황소는 맡아 놓고 이장사의 차지였을 터인데 이 장사가 힘 자랑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얘야, 너는 씨름 시합에 나가지 못한다. 아니, 나간다 해도 절대로 다른 사람을 이겨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다. 결국 이 장사는 씨름판에 나왔지만 부모의 뜻에 따라 질 수밖에 없었다. 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이 장사도 분한 마음에 씨름판을 나오면서 주먹으로 땅을 한 번 내리쳤다. 그러자 땅이 팔뚝만큼 푹 꺼지는 것이 아닌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놀라 함성을 터뜨린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나 이 장사 부모의 걱정은 한층 더 심했다. 이 장사의 이런 소문이 퍼지면 필시 언젠가는 붙잡혀 죽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 장사의 부모는 오랜 망설임 끝에 사람을 시켜 이 장사가 잠이 든 틈을 타 그의 어깨를 자귀로 내려찍게 했다. 나라에 잡혀가 죽임을 당하느니 차라리 힘을 못 쓰는 불구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부모의 마음에는 더 낫기 때문이었다. 불행한 이 장사는 이렇게 그의 뜻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불구가 되어 일생을 보냈다고 한다.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문화유산과
  • 문의처 032-440-838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