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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흔들못의 옹마를 닮은 아기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3739
연수구 청학동에 흔들못이라고 부르는 연못이 있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어디가 어딘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을 만큼 변해 버렸지만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것으로 청학동에 많이 살던 최씨 문중과 관련이 있었던 연못이 아닌가 싶다.
하루는 이 연못의 물이 갑자기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몹시 흔들리더니 못 가운데서 난데없는 용마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용마는 힘차게 날개를 퍼덕이면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귀를 찢을 듯 큰 뇌성벽력이 치고 온 천지가 진동하는 것이었다. 
“아니, 우리 마을에 이게 무슨 조화인가?” 
“이게 마을에 좋은 징조인가, 나쁜 징조인가?”
“용마는 상서로운 영물이니 필시 좋은 징조일 거야.”
“큰 인물이 날거야.”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 괴이한 광경에 놀라 모두들 웅성거리며 한 마디씩 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저기 최씨 댁에 방금 아기가 태어났대요. 조금 전, 용마가 물위로 솟아오를 때, 그때 막 출산을 했다지 뭡니까.”
“그래요? 그렇다면 틀림없이 용마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죠.”
최씨 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마을 사람들의 말대로 용마와 관계가 있었다. 태어난 아기의 겨드랑이에 연못에서 솟았던 용마와 똑같이 생긴 날개가 돋아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날개를 펴서 천정으로 날아 올라갔다가 다시 방바닥으로 내려앉거나 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연거푸 일어난 이 괴이한 광경에 모두 놀라 수군거렸다.
“이것은 틀림없는 최씨 가문의 경사이면서 우리 마을의 경사야.”
“용마가 우리 마을 연못에서 솟아오르더니 용마를 똑 닮은 날개를 가진 아기가 태어났으니 이 아기가 장차 이 나라의 큰 장군이 될 걸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최씨 집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아기 부모들은 근심이 앞섰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마을에 이런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오히려 큰 화가 미치는 일이었다. 아기 장사가 태어나면 장차 커서 역모를 꾸민다 하여 나라에서 아기를 잡아 죽이거나 그 친족까지도 잡혀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었다. 지난 날 우리 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난이 일어나 임금과 대신들이 매우 혼이 났던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난이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힘과 무술과 지략이 뛰어났던 장사들이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아기의 부모가 마음 편할 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의 부모는 서로 눈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여보, 어쩌면 좋겠소? 이 소문이 나랏님 귀에 들어가면 이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도 온전하지 못할 터이니 어쩌면 좋겠소?”
“소문이 더 퍼지기 전에 차라리 아기를 우리 손으로 죽입시다.”
“아아, 불쌍한 우리 아기! 천지신명께서 어찌 우리에게 이런 아기를 점지해 주셨는지요.”
두 부부는 밤새 이불 속에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눈물을 흘렸다. 아기는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침이 되자 날개를 퍼덕여 또 공중을 날아다니다가 땅에 내려서고 하는 것이었다.
다음날이 되어서 부부는 아기가 잠이 든 틈을 타서 눈물을 흘리며 힘껏 목을 눌러 죽이고 말았다. 아기가 죽자 그 순간 전에 처럼 연못의 물이 크게 흔들려 출렁거리더니 용마가 다시 못에서 솟아올라 슬픈 소리로 울부짖으며 안절부절하는 것이었다. 얼마를 그렇게 괴로워하던 용마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연못에서 나와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이때 또 한 차례 뇌성벽력이 울렸다.
그 광경을 보고 마을 사람들은 용마가 주인을 잃어 마을을 영영 떠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연못 물이 출렁출렁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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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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