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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천마와 아기 장수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8768
철마산의 원래 이름은 천마산이었다. 옛날 이 산 속에는 양 어깨에 날개가 달린 천마가 살았다. 그러나 그 모습을 사람들에게 가깝게 보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산 아래 마을에는 전설이 생겨났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근처에 영웅이 태어나고, 그 말을 타고 출정할 것이라는 신령스러운 전설이었다.
조선 중기, 산 아랫마을에 선량한 부부가 살았다. 남편은 건강하고 착했으며 아내도 부지런하고 얌전하여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부부였으나 결혼 십 년이 지나도록 아기가 없었다.
어느 날 밤, 아내는 말이 힘차게 달려오는 꿈을 꾸고 아기를 갖게 되었다.
“여보, 새벽에 길몽을 꿨어요. 아기를 가지려나 봐요.”
꿈 내용을 들은 남편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태몽이면 얼마나 좋겠소?”
열 달이 지난 뒤 남자 아기를 낳았다.
아기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총명해 보였으며 어깨도 넓었다. 그리고 열흘 만에 걸었으며 한 달 만에 뛰어다녔다. 백일이 되자 맷돌을 번쩍번쩍 들어올렸다. 몸도 민첩해서 방바닥에서 벽을 타고 달려 올라가 천장을 타고 뛰다가 반대편 벽을 타고 뛰어 내려왔다. 초가지붕 위로 휙휙 날아올랐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천마산 꼭대기로 달려 올라가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경탄하여 말했다.
“아, 우리 마을에서 전설처럼 정말 아기 장수가 태어났구나.”
아기 장수가 태어났다는 소식은 관아에까지 전해졌다. 고을 사또는 몸소 마을로 와서 아기를 보고 얼굴이 험하게 일그러졌다. 아기 장수가 나오면 역적이 되어 나라를 해친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그는 아기의 친척 중 가장 나이가 든 어른에게 말하였다.
“아기를 광에 가두어라. 내가 조정에 보고를 하면 명령이 내려올 것이다.”
사또가 돌아간 뒤 아기 장수의 부모는 아기를 광에 가두고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며칠 뒤 아기 장수를 죽이기 위해 서울에서 관군이 달려온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아기의 부모와 일가 친척까지 모두 죽일 것이라는 소문도 들려왔다.
아기 장수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기야, 나를 용서해라. 네가 관군에게 잡혀 죽고 일가가 몰살당하느니 너의 목숨을 내가 끊는 게 낫다.”
아기 장수는 눈물로 애원했다.
“저를 묻을 때 콩 다섯 섬과 팥 다섯 섬을 같이 묻어 주세요.”
아버지는 아기 장수를 다듬잇돌로 눌러 죽이고 땅에 묻으며 콩과 팥을 함께 묻었다.
이튿날 관군이 도착했다. 관군 장수는 사정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의 후환을 없애고 우리 관군의 수고를 덜어 주었으니 잘한 일이로다. 무덤으로 나를 안내하라.”
관군이 무덤에 이르렀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기 장수가 살아 있고, 아기와 함께 묻은 콩은 군사가 되고 팥은 군마가 되어 막 아기 장수를 호위하여 일어나려는 것이었다.
관군 장수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어서 진압하라. 어서 저 역적들을 죽여라!”
아기 장수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왜 나를 역적이라 하십니까. 머지않아 조국에 쳐들어올 적군을 맞아 싸우다 죽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관군은 칼을 내리쳐 아기 장수를 죽였다.
마을 사람들은 아기 장수 부모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아기 장수를 죽이다니,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거예요.”
“그래요. 하늘이 벌을 내릴 거예요.”
그때 천마산 골짜기에서 천마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흔들며 들려왔다. 관군과 마을 사람들은 보았다. 천마가 힘차게 날개를 휘저으며 날아와 아기 장수의 무덤 위를 선회하는 것을. 천마는 한나절 동안 그렇게 하늘을 날며 슬피 울다가 땅으로 떨어져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아기 장수의 무덤 옆에 천마를 묻어 주었다.
몇 해 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왜군이 쳐들어왔다. 조선의 군대는 왜군을 당하지 못해 수많은 목숨과 조선의 강토가 그들의 발굽에 짓밟혔다. 사람들은 탄식했다. 아기 장수가 살아 있었으면 천마를 타고 날아다니며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켰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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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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