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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황어장의 3·09만세 시위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790

기미년 3월, 한반도는 독립 만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인천에서도 3월 6일 인천상업중학과 인천공립보통학교가 시위를 하고 동맹 휴학에 들어갔으며, 같은 날 강화에서도 1천 명의 군중이 만세 시위를 벌였다.
계양 지방에 심혁성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1888년 서구의 한들 마을(현재의 서구 백석동)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한학을 배우고 부평 향교에 나가 공부하며 선비의 길을 닦아 가던 그는 청년 시절에 계양으로 이사했다. 그는 천도교를 믿으며 애국심을 가꾸어 가고 있었다. 사람이 곧 하느님이며 만물이 모두 하느님이라고 보는 천도교의 중심 교리에 따라 인간을 누구나 평등하게 보고, 근본적으로 귀천이 있을 수 없다고 믿었다.
천도교의 교주였던 손병희 선생이 만세 운동을 주도하고 천도교인들이 호응하자 심혁성도 독립 선언서를 비밀리에 받았다. 그는 각 마을에 비밀리에 연락원을 보내 만세 시위를 벌이기로 계획하였다.
“더 이상 일제의 종이 되어 살 수는 없소. 민족의 자존과 자립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3월 중순 며칠 동안 계양과 서곶 지역을 비밀리에 이동하며 동지들을 구했다. 47세의 농부인 이담, 48세의 농부인 최성옥, 그리고 임성춘, 전원순 등이었다.
심혁성 동지들은 황어장에서 장날이 열리는 3월 24일을 거사일로 잡았다. 당시 황어장은 계양과 서곶 일대의 상업 중심지로서 장날에는 인구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심혁성과 동지들은 장터에 군중이 가장 많이 운집한 때를 노려 태극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갔다.
“대한 독립 만세! 대한 사람의 혼은 죽지 않았다!”
일본 경찰은 이미 계양에서 만세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첩보를 갖고 순사부장 이하 순사 10명을 보내 경계하고 있었다. 군중이 수백 명으로 삽시간에 늘어나자 일본 경찰은 총칼로 진압하기 시작했다.
“총칼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지금 우리 정신이 죽으면 우리 민족은 영원히 죽습니다.”
심혁성과 지도자들은 피를 토하듯 외치며 군중을 독려했다.
심혁성은 일본 경찰 4명에게 곤봉으로 얻어맞고 쓰러지며 체포당했다. 그 자리에서 포승으로 묶여 면사무소로 끌려갔다.
지도자가 잡혀가자 군중은 더욱 단결했다. 그들은 일제히 면사무소로 몰려가며 외쳤다.
“심혁성 선생을 내놓아라!”
군중의 일부는 그냥 돌아갔으나 3백여 명이 계속 경찰을 위협했고 마침내는 그들을 제압해 심혁성을 탈환해 포승을 풀어 주었다. 이때 신변의 위협을 느낀 순사가 군중의 선두에서 심혁성을 탈환한 이은선(43세)을 군도로 내리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휘둘렀다. 이은선이 현장에서 절명하고 여섯 명이 부상 당했다.
심혁성의 체포와 이은선의 순절 소식이 알려지면서 황어장의 만세시위는 다시 터져 올랐다.
“대한 독립 만세!”
심혁성은 멀리서 들리는 그 함성을 들으며 수레에 실려 서대문형무소로 끌려갔다.
1년 3개월의 옥고를 치른 뒤 그는 황어장날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장사치들의 물품을 사서 한 군데 쌓아 놓고 외쳤다.
“돈 안 받고 거져 드리니 한 가지씩만 마음대로 가져 가시오”
그는 다음 장날에도 나와 그렇게 선심을 썼다.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은 부자가 아닌 듯한데 왜 선심을 씁니까?”
심혁성은 대답했다.
“나라가 없는데 재산이 무슨 소용입니까?”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처분해 나눠준 것이었다. 모두 나눠 줘서 빈손이 되자 그는,
“나는 대한의 백성이므로 왜놈의 통치를 받을 순 없소.”하면서 처자식을 거느리고 두메 산골로 은신하고 말았다.
그는 지리산, 덕유산, 또는 강원도 심산 유곡에서 30년 동안 약초를 캐어다 팔아 연명을 하며, 때로는 훌쩍 만주로 떠나 우국 지사들을 찾아가 독립 운동을 하다가 돌아오곤 했다.
8∙15 광복 후 그는 산 사람 생활을 집어치우고 맨주먹으로 고향인 한들 마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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