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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왕자가 죽은 살챙이 마을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4006
강화도는 유배 1번지라고 할 만하다. 많은 왕족들이 이곳으로 귀양을 왔고, 더러는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조선시대 최고의 폭군이었던 연산군과, 왕족으로 이곳에서 나무꾼 생활을 하다가 왕이 된 철종 임금, 그리고 광해군의 동생으로 8살 나이에 강화에 귀양 와서 목숨을 잃은 영창대군(永昌大君)이다.
선조 임금은 나이 40이 되도록 왕비에게서 난 아들이 없었고, 후궁에게서 난 자식만 10여 명이 있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이라는 큰 난리가 나자 둘째 아들인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했다. 그런데 몇 년 후, 왕비(인목왕후)의 몸에서 왕자(영창대군)가 태어났고 2년 뒤 광해군은 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이 된 광해군에게는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골치 아픈 일이 많았다. 형님인 임해군은 왕의 자리를 도둑 맞았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고 여러 대신들은 왕비의 아들인 영창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무리 지어 다녔다.
불안한 광해군은 자신의 친 형님인 임해군을 귀양보내 죽여 버리고 다음으로 동생인 영창대군을 겨누고 있었다. 그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적질을 하는 무리들이 나타났다. 광해군은 이 도적들이 돈을 모아 영창대군을 왕으로 모시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영창대군의 어머니 인목대비를 왕비 자리에서 쫓아 버리고, 여덟 살짜리 동생 영창대군은 강화도로 귀양을 보냈다. 영창대군이 사는 작은 초가집 주위에는 가시나무 울타리를 쳐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가두어 버렸다.
그래도 광해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정항이라는 사람을 불렀다.
“신은 듣거라. 오늘부터 신을 강화부사로 임명하니 부디 짐의 마음을 잘 헤아려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기 바라오.”
“마마 소인은 목숨을 바쳐 맡은 일을 수행하겠사옵니다.”
눈치 빠른 정항은 임금이 자신을 강화 부사로 보내는 이유를 재빨리 알아차렸다. 그는 강화부사로 부임하는 첫날, 영창대군이 갇혀 있는 초가집을 찾았다. 그리고 포졸들에게 일렀다.
“저 죄인이 한 발짝이라도 문밖을 나서는 날에는 너희들의 목숨이 온전치 못할 것이다.”
다음 날부터 영창대군에게 공급되는 밥이 반으로 줄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모래와 흙이 섞여 있을 때가 많았다. 며칠 후 강화 부사 정항은 영창대군을 죽이기로 결심을 했다. 영창대군이 사는 집 온돌 아궁이에다 마른 솔가지와 장작더미를 밀어 넣고 불을 때기 시작한 것이다. 불이 붙자, 아궁이에는 평소보다 많은 장작이 계속 들어갔다. 불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생각대로 온돌의 바닥이 달아올랐고 방안은 높은 열기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뜨거움에 견디다 못한 영창대군은 울면서 소리쳤다.
“나리님, 저 좀 살려 주세요. 저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그러나 아궁이에는 계속 땔나무가 들어갔다. 어떤 기록에는 그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정항은 그가 빨리 죽지 않을까 걱정하여 온돌에 불을 때서 아주 뜨겁게 해서 태워 죽였다. 대군이 종일 문지방을 붙잡고 서 있다가 힘이 다하여 떨어지니 옆구리의 뼈가 다 탔다.”
그래서 영창대군이 죽은 이곳을 사람들은 ‘죽일 살(殺)’과 영창대군의 ‘창(昌)’자를 써서 살창이 혹은 살챙이 마을이라고 한다.
그곳은 현재 강화읍 대한지적공사 강화군출장소 뒤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죽은 날(음력 2월 10일)을 전후하여 비가 내린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이 비를 영창대군의 가슴에 맺힌 한(恨)이 응어리져서 내리는 비라고 한다. 이 비가 살창우(殺昌雨)다.
살챙이 마을에서 죽은 사람이 조선의 영창대군이 아니고, 고려의 왕 창왕(昌王)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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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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