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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선녀와 사공의 애절한 사랑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627
황해도 장산곶 남쪽 백령도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선녀 자매에게,
“너희들 두 자매 선녀는 저 하계 조선국의 백사장이 쓸쓸하니 꽃을 심고 오너라.”
“어떤 꽃을 심는 것이 좋겠습니까?”
“바닷가 비바람에도 잘 견디고 꽃이 아름다운 해당화가 좋겠구나.”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옥황상제의 분부를 받은 선녀 자매는 하늘의 해당화 꽃을 갖고 황해도 몽금포(夢金浦) 장산곶 백사장에 내려왔다. 파도 소리와 물새 소리만 들리는 바닷가는 참으로 쓸쓸했다.
선녀 자매는 해당화 심을 자리를 찾다가 장산곶과 마주한 남쪽 큰 섬 백령도에도 해당화를 심기로 했다. 언니 선녀는 몽금포 장산곶 일대의 해안 백사장에 해당화를 심어 나갔고, 동생 선녀는 백령도로 건너와서 해당화를 심었다. 어서 일을 마치고 언니에게 건너가려고 열심히 모래를 파고 꽃을 심던 동생 앞에 갑자기 한 청년이 나타났다.
“그 꽃잎은 너무 땅에 묻힌 것 같군요.”
소스라치게 놀란 선녀는 청년 앞에서 제대로 고개도 못 들고 서있었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청년은 경계하고 있는 동생 선녀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말해주었다.
“나는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당신이 모래밭에 꽃을 심는 것을 보고 혼자 가슴을 태우다가 오늘은 용기를 내어 당신이 하는 일을 도와 드리러 왔습니다. 그러니 저를 피하지 마십시오.”
동생 선녀는 청년의 얼굴에서 악의가 없는 것을 알고 안심이 되었다. 동생 선녀는 청년과 함께 꽃 심는 일을 끝마치고 나서, 언니에게 건너가야 한다고 청년에게 말했다.
“우린 하계의 인간이 아니라 선녀랍니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내려와 이 쓸쓸한 백사장에 해당화를 심게 된 것입니다.”
선녀의 말을 들은 청년은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당신을 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청년의 말에 동생 선녀는 고민에 빠졌다. 동생 선녀는 청년에게 첫눈에 반해 어느새 청년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청년과 사랑에 빠진 동생 선녀는 건너 장산곶에서 동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언니를 까맣게 잊고 말았다.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동생 선녀가 돌아오지 않자, 언니 선녀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계의 인간에게 해꼬지를 당했거나 바다의 괴물에게 화를 입은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언니 선녀는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 더구나
하늘로 올라갈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언니 선녀는 기다리다 못해 동생 선녀가 있는 섬으로 건너갔다.
언니 선녀는 동생과 청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동생이 모든 것을 잊고 돌아오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청년이 동생 선녀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은 고기를 잡으러 나가야겠오. 문단속 잘하고 있어요. 얼른 다녀오리다.”
“네, 조금도 염려 마시고 고기 많이 잡아 오셔요.”
청년은 동생 선녀의 말을 듣고 안심한 듯 바다로 나갔다.
숨어서 보고 있던 언니가 청년이 바다로 나간 사이에 동생 선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동생 선녀는 언니를 보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쩌자고 그토록 무서운 죄를 범하고 있느냐? 옥황상제님이 아시는 날이면 너에게 큰 벌이 내릴 것이다.”
동생 선녀는 언니의 말에 놀라 어찌할 줄 몰랐다.
“지난 일은 묻지 않기로 할 테니 지금 당장 깃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자.”
동생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저 서방님을 차마….”
“승천하면 저 청년이나 너나 다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이대로 지상에 눌러 있게 되면 둘 다 큰 벌을 받게 된다. 저 청년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빨리 승천하는 길밖에 없다.”
동생 선녀는 이 말을 듣고 깃옷을 몸에 걸치고 승천 길에 올랐다. 
바다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고기잡이에만 열중하고 있는 청년을 동생 선녀가 보자 왈칵 치미는 설움을 견딜 수 없어 청년을 불렀다.
“안녕히 계셔요. 서방님, 부디 몸 건강히 잘 지내세요. 서방님!”
“앗, 선녀가? 선녀, 가지 말아요. 선녀, 선녀, 어서 내려와요. 나를 두고 가지 말아요. 선녀!”
청년은 언제까지나 애처롭게 선녀를 부르며 울고 있었다. 청년의 마음을 알아 주는 듯 물새들이 날아와서 같이 울었다. 울다 지친 청년은 끝내 숨을 거두었고, 그 시신을 물새들이 흰 날개로 덮어 주었다.
이것이 이 섬을 흰 ‘백(白)’자, 깃 ‘령(翎)’자, 섬 ‘도(島)’자, 즉 백령도(白翎島)라 부르게 된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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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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