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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소청도에 버려진 화장쇠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1518
소청도에 사람이 살기 오래 전에 이 섬을 돌아 지나가는 배 한 척이 있었다. 이 배는 멀리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 나라 물건을 파는 무역 상선이었다. 배에는 선장을 비롯하여 여러 명의 선원들과 이들의 잔심부름을 하고 밥을 지어 주는 젊은 화장쇠가 타고 있었다. 화장쇠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문전 걸식을 하며 다니던 아이였는데 마음씨 착한 선장이 이를 불쌍히 여겨 배에 태워 자식처럼 대해 주었다. 화장쇠 또한 선장을 따르고 공경하여 선원들의 귀여움을 받았다.
그날은 여러 달 항해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선원들의 마음은 모두 가벼웠다. 어떤 선원은 부인에게 선물할 고운 옷감을 펴 보이며 자랑을 했고 또 다른 선원은 아들에게 줄 활을 만지작거리며 아들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배가 소청도 근처에 왔을 때였다. 갑자기 바람이 불기시작하면서 시커먼 구름이 몰려들더니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급작스런 날씨 변화에 선원들은 당황했다. 그리고 곧 배가 중심을 잡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파도가 몰려왔다. 배 위에 있던 물건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지고 부딪쳤다. 그 풍랑과 싸운 지 사흘이 지났으나 배는 좀처럼 나가지 못하고 소청도 앞바다를 맴돌기만 했다. 선원들이 차례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괴로운 표정으로 앉아 있던 선장도 너무 피곤하여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꿈속에서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선장에게 말했다.
“나는 이 서해 바다의 수호신인데 배에 같이 타고 있는 화장쇠를 이곳 소청도에 내려놓지 않으면 너희 모두가 살아 남지 못하리라.”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선장은 참으로 이상한 꿈이라고 생각하며 풍랑이 치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문득 예전에 어떤 어른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서해의 어떤 섬 주위에는 배에서 가장 젊은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만 배가 무사히 그곳을 지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선장은 자신의 친자식 같은 화장쇠를 외딴 섬에 홀로 남겨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며칠 동안 계속해서 똑같은 꿈을 꾸었고 풍랑도 잦아들지 않았다. 선장은 나머지 선원들 생각을 했다. 화장쇠의 희생으로 선원 모두가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이렇게 결심을 한 선장은 배를 섬에 정박시켰다. 선장은 화장쇠에게 배에서 내려 섬에서 먹을 물을 구해 오라고 시켰다. 화장쇠가 선장의 말대로 섬 깊은 곳에서 물을 구할 즈음 배는 섬을 떠나 버렸다. 그러자 험하게 몰아치던 풍랑은 거짓말처럼 멈추고 섬 주위만 돌던 배가 원래의 항로대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배가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가게 되자 선원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올리며 좋아했다. 그러나 화장쇠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린 선원들은 뱃머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잠겨 있는 선장을 위로하며 화장쇠가 그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한편, 섬에 내린 화장쇠는 한참을 헤맨 후 겨우 물을 구해 배가 있던 곳으로 왔으나 배는 해안을 떠나 이미 수평선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발을 구르며 소리쳐 배를 불러 보았으나 화장쇠의 애절한 목소리는 푸른 바다 속으로 잦아들 뿐 배는 멀어져만 갔다. 화장쇠는 떠나 버린 배를 원망하며 섬 주위를 돌아다녔으나 인적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바닷가로 돌아온 그는 멀리 떠나 버린 배가 혹시나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절벽 아래서 애태우며 기다리다가 바위를 쪼아 몇 자 글을 남기고 끝내는 죽고 말았다. 
그가 글을 남긴 바위는 채석 작업을 하던 도중 부서져 버려 현재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소청도에서는 지금도 무당굿을 하면 언제나 화장쇠의 혼이 나타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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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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