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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도깨비를 혼내 준 과부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3668
덕적도 서포리에 서씨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과 아내는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기잡이 배를 타고 나간 남편이 풍랑을 만나 바다에 빠져 죽었다. 과부가 된 아내는 슬픔에 잠겨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우연히 서씨 집에 한 도깨비가 찾아왔다. 이 집의 사정을 알게 된 도깨비는 과부에게 음식과 의복을 장만해 주고 금은보화를 갖다 주었다. 매일매일 찾아오는 도깨비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을 받은 과부는 이 도깨비와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둘은 날이 갈수록 더욱 더 정이 들어 밤이 되면 으레 도깨비는 과부 방에 나타나 같이 잠을 자곤 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도깨비가 장난 삼아 동네 지지라치 중선(中船, 고기잡이 배의 종류)에 큰 구멍을 뚫어 놓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물에 빠져 죽거나 다치게 되었다. 이에 몹시 화가 난 과부는 도깨비를 혼내 주려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과부와 도깨비가 같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 과부는 도깨비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도깨비는 음나무(벙구나무)와 지시미털(풀의 일종)을 가장 무 서워한다고 대답했다. 과부는 옳다구나 생각하며 그 다음날부터 음나무와 지시미털을 여기저기서 끌어 모았다. 그리고는 도깨비에게 그날 저녁에도 꼭 놀러 오라고 얘기했다. 해가 지자 도깨비는 기쁜 마음으로 과부를 찾아왔다.
한밤중이 되자, 도깨비가 자고 있는 틈에 몰래 일어난 과부는 숨겨 둔 음나무와 지시미털을 꺼내어 대문 앞과 마당 구석구석에 쌓아 놓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어가 잠을 자는 척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도깨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당으로 나가 보니 음나무와 지시미털이 자기를 포위하고 있었다. 도깨비는 도망가려고 했으나 대문 앞에 잔뜩 쌓아 둔 음나무와 지시미털 때문에 도망갈 수가 없었다. 도깨비는 꼼짝 할 수가 없었다. 그때 그 과부가 도깨비에게 말했다. 
“네가 감히 인간에게 해를 끼치고도 나와 함께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더냐? 더 이상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이 마을을 떠나거라.”
도깨비는 울면서 말했다. 
“당신의 말을 따르겠으니 제발 나를 살려 주십시오.”
그리하여 과부가 대문 앞에 놓아 둔 음나무와 지시미털을 치워주자 도깨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한참을 도망가던 도깨비는 큰 바위에 걸터앉았다. 도깨비는 속으로 아무리 내외지간이라도 비밀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산속으로 들어가 몸을 감춘 도깨비는 과부에게 당한 봉변을 괘씸하게 생각하면서 훗날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참 동안 이리저리 궁리를 하던 도깨비는 그 과부의 논에 자갈을 잔뜩 쌓아 놓고는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서 과부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논에 일을 하러 나온 과부가 그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마음을 진정하고 사방을 둘러보던 과부는 나무 뒤에 숨은 도깨비의 발을 발견하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돌 자갈은 조금도 무섭지 않아.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쇠똥이야.”
그 얘기를 엿들은 도깨비는 과부네 논에 쌓아 놓았던 자갈을 말끔히 치우고 거기에다 쇠똥을 가득히 쌓아 놓았다. 과부는 이를 거름 삼아 농사를 잘 지었고, 도깨비는 앙갚음을 했다고 생각하고는 그 마을을 영영 떠나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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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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