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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죽어도 자손은 있다는 뜻, 사자생손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2043
서해안의 크고 작은 많은 섬들 중에서 덕적도에 사자생손(死者生孫)이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사자생손이란‘ 당사자는 죽어도 자손은 있다’는 말로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어 유복자를 낳아 훌륭하게 기른 슬기로운 여인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경상도 진주 조그만 고을, 이 고을의 처녀와 멀리 덕적도에서 온 총각이 혼례를 치르느라 야단법석이었다. 혼례가 거의 끝나갈 무렵, 신랑의 아버지가 진주로 오시던 도중에 급사하셨다는 슬픈 소식이 신랑에게 날아들었다. 신랑은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혼례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쓰러졌던 신랑이 정신을 차려 아버지의 시신을 모셔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덕적도의 본가까지는 너무나 멀었다. 하는 수 없이 처갓집 근처 허름한 집을 빌려 그곳에서 장례식을 치르기로 하고 장례 준비에 필요한 물품은 처갓집에서 가져다 썼다. 
혼례를 치르는 둥 마는 둥 첫날밤도 지내지 못한 채 장례식 준비에 정신이 없는 신랑은 물품이 필요하여 처갓집으로 갔다. 대문밖을 나오던 신랑이 장모와 마주치게 되었다. 장모는 색시가 뒤 뜰 작은 방에 홀로 있으니 잠깐 들러 얼굴이라도 보고 가라고 했다.
그 말은 듣고 뒤뜰로 나가 방문 앞에서 헛기침을 하니 희고 어여쁜 얼굴의 새색시가 문을 열고 버선발로 뛰어나와 신랑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방안으로 들어가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밤은 깊었고 신랑은 아버지 장례식 준비 때문에 돌아가려 했으나 신방에 홀로 남을 색시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색시와 하룻밤을 자기로 하고 해가 뜨기 전 새벽녘에 처갓집을 나와 장례식 준비하는 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날 밤 색시가 꿈을 꾸는데 예쁜 동자승이 합장을 하고 다가와서 절을 하고는 신랑에게 오늘밤에 있었던 일을 꼭 글로 확인을 받은 다짐장을 간수해 두라고 당부하는 것이었다. 잠에서 깬 새색시는 별 이상한 꿈도 다 있다 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려 하였으나 자꾸만 동자승의 말이 귓가를 맴도는 것이었다. 신랑과 밤에 있었던 일을 어떻게 글로 받아 낸단 말인가? 색시는 문득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동자승의 말이 하도 간절하여 생각 끝에 몸종을 시켜 신랑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했다.
“어제 집으로 물품을 가지러 왔을 때 있었던 일을 글로 써 주셨으면 합니다.” 
일을 하던 신랑은 색시의 전갈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창피하기도 하여 짐짓 딴청을 피며 말했다.
“물품 얻어 온 걸 가지고 글로 써 달라니, 별 소릴 다 하는구먼.”
몸종은 집으로 돌아와 신랑이 말한 것을 들려 주니 창피하여 딴청 부린 것을 알고는 새색시가 직접 신랑을 찾아가 지난 밤 꿈 얘기를 하고는 친필로 다짐장을 써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신랑은 헛된 꿈이라며 핀잔을 주고는 그런 일을 글로 쓰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써 주려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색시는 하는 수 없이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는 신랑을 찾아가 간곡히 부탁하며,
“내외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을 한 것이 무어가 그리 부끄러운가? 어서 사실대로 쓰게.” 
신랑은 하는 수 없이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글로 작성하여 색시에게 주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무사히 치르고 신랑과 색시가 덕적도로 오는 길에 신랑이 갑자기 배를 움켜쥐더니 말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일이 있은 후 신부 홀로 덕적도로 와서 아이를 낳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모두 이 색시를 부정한 사람이라고 의심을 했다.
이때 새 색시가 결백하다는 증명으로 신랑이 써 준 다짐장을 내보이자 모든 사람이 의심을 풀었다. 새색시는 비로소 동자승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훗날 아이는 총명하게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이것이 사자생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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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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