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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도둑 시아버지를 뉘우치게 했다는 오닭 전설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4918
남동구 구월동에 ‘오달기(또는 오닭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주막거리가 있었다. 이곳은 인천부 청사가 있는 관교동 쪽에서 서울로 가거나 수원 쪽 방향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이었기 때문에 길가에 자연스럽게 주막이 생겨났다.
이 길목에 맹(孟)이라는 성을 가진 힘이 세고 몸이 매우 장대한 사람이 주막을 열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힘이 셌는지 동네 사람들에게는 맹 장군으로 통했다.
주막을 열어 놓기는 했지만 실상 맹가는 주막에 묵는 나그네들을 터는 도둑이었다.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자신의 주막에 묵으려 찾아오면 그 옷차림에서 금품이나 돈을 많이 가졌을 듯싶은 사람을 눈여겨보았다가 다음날 그가 떠날 차비를 할 때 미리 길가 숲 속에 숨어 기다리다가 터는 것이었다. 변장에도 능숙해서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강도짓을 할 수 있었다.
그의 수법은 또 한밤중에 닭이 홰를 치는 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었다. 나그네들은 먼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피곤하여 으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날 이른 새벽에 떠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것을 이용해 맹가는 아직 새벽도 안 된 한밤중에 닭이 날개 짓을 하듯 가볍게 허벅지를 치면서 꼬끼요 하고 새벽닭 울음을 흉내내는 것이다. 그러면 깊은 잠 속에 빠져 있던 나그네는,
“벌써 새벽이 되었구나.”하며 잠도 안 깬 부스스한 눈으로 갈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이 때 맹가는 먼저 달려가 길목에 숨어 있다가 불쑥 앞길을 막고,
“가진 것을 모두 내놓지 않으면 목숨이 달아날 줄 알아라.”하고 호통을 치는 것이다. 그러면 나그네는 캄캄한 밤중에 체구도 워낙 큰 도둑이 길을 막는데 기겁을 하여 보따리를 내동댕이치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을 치는 것이었다. 맹가는 나그네가 버려 둔 보따리를 챙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개중에는 힘꼴이나 쓰는 사람이 있어 대항을 해 보지만 맹가를 당해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 법. 이렇게 오랜 기간 도둑질을 하다 보니 자연 소리 없는 소문이 퍼지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맹가가 워낙 장사인 까닭에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를 못하는 형편이었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면서 맹가에 대한 의심의 소문은 마침내 며느리의 귀에도 들어갔다. 겉으로는 나서지를 못해도 이미 소문은 마을에 다 퍼진 것이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도둑질을 어떻게 하면 그치게 할 것인가 골몰히 생각했다. 그리고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내었다.
그날도 시아버지는 한밤중이 되자 도둑질을 하기 위해 주막에서 조금 떨어진 숲 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고는 닭이 홰를 치며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며느리는 건너편에서 재빨리 노래를 불렀다.
“닭아, 닭아, 우지 마라. 맹 장군 ‘인(人, 사람)’ 닭아 우지 마라.”
닭의 울음에 새벽인 줄 알고 일어나려던 나그네는 주막집 며느리의 노래 소리에 어렴풋이 듣던 소문이 맞는구나 생각하고는 짐보따리를 끌어안고 날이 샐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더 놀란 것은 맹가였다. 한참 닭소리를 흉내내다가 며느리의 노래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아하, 우리 며늘아기도 내가 도둑인 줄을 알고 있구나.”
그제서야 맹가는 이제까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부끄러웠다. 누구보다도 며느리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크게 잘못을 뉘우친 맹가는 그때부터 선량한 사람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시아버지의 못된 버릇을 고친 며느리의 지혜를 장하게 여겨 훗날 관가에서 상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전해 오는데 이 맹씨의 주막은 일제 시대까지도 남아 있었다고 하며 지금은 그 일대에 구월초등학교가 들어서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를 ‘오닭’이라고 하는 연유는 자세하지 않으나 며느리의 친정아버지의 성씨가 오씨인 데다가 닭에 관한 이야기라서 그렇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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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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