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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설화

인조대왕, 백발 노인의 말대로 부왕의 능을 정하다

출처
옛날 옛적에 인천은
담당부서
문화재과 (032-440-8383)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6227
조선의 16대 왕 인조가 아버지 원종대왕의 능을 옮기려고 묏자리를 잘 보는 지관 한 사람만 데리고 계양산 근처에 왔다. 그가 대왕인 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조대왕과 지관은 산기슭에 관을 놓고 묏자리를 파고 있는 가난한 사람을 목격했다. 그런데 거기는 수맥이 흐르는 험한 묏자리였다.
대왕이 다가가 가난한 사람에게 은화 한 닢을 주며 말했다.
“사정이 어려운 모양인데 이걸 받으시오.” 
“매우 인자하신 양반님이시군요. 참으로 고맙습니다.”
묏자리를 파던 가난한 사람은 고개 숙여 감사하며 은화를 받았다.
지관이 말했다.
“여보시오. 여긴 나쁜 묏자리요. 왜 여기다 부모를 묻는단 말이오?”
가난한 사람이 대답했다.
“저희 이웃에 묏자리 잘 보는 노인이 있습니다. 그분이 명당이라고 했습니다.”
지관이 막 관을 내린 무덤을 들여다보니 흙이 말라 있었다.
대왕과 지관은 가난한 사람이 일러 주는 대로 노인이 사는 집을 찾아갔다. 백발 노인이 멍석 위에 앉아 나막신을 깎고 있었다.
지관이 말했다.
“나는 한양에서 높은 분을 모시고 온 사람이오. 조금 전 한 가난한 농부가 매우 험한 곳에 부모를 파묻는 것을 보았소이다. 왜 거기를 짚어 주었소이까?”
“거긴 관을 내리자마자 금방 재물을 얻는 명당이지요.”
대왕과 지관은 깜짝 놀랐다. 노인의 말대로 그 가난한 농부는 하관과 거의 동시에 대왕에게서 은화를 받았던 것이다.
지관이 물었다.
“노인께선 도통했으면서 왜 나막신을 깎으며 사시오?”
백발 노인은 노인답지 않게 빛나는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라님의 나막신을 깎습니다. 그 분은 곧 나를 보러 오실 것입니다. 신은 신발이 불편해서 발이 부르트셨을 것입니다.”
정말 인조대왕은 나막신을 신고 있었고 발에 안 맞아 불편해하고 있었다. 깜짝 놀란 대왕이 수행해 온 지관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지관이 소리쳤다.
“노인은 전하께 절을 올려라. 전하께서 부왕의 묏자리를 찾아다니는 중이시니라.”
백발 노인은 허둥지둥 엎드리며 이마를 땅에 댔다.
“용서하시옵소서. 전하이신 줄 모르고 함부로 입을 놀렸사옵니다.”
대왕은 백발 노인을 일으켜 세우고 부왕을 모실 명당을 찾으라고 명했다.
백발 노인은 대왕을 북성산으로 모시고 갔다.
“전하, 이곳이 가장 좋은 명당 터이옵니다. 그러나 미리 지하수의 물길을 바꿔야 합니다. 산 아래 연못을 만들고 거기서 나온 흙으로 능 자리를 돋우시옵소서.”
“내 그리 하겠노라.”
대왕은 그렇게 대답하고 부평 사또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렸다. 
부평 사또는 깜짝 놀라 달려왔고 즉시 왕명을 받아 연못을 파고 거기서 나온 흙을 쌓아 올렸다.
한 달 후 부왕의 묘를 이장하려고 그 묏자리를 팠다. 그러자 땅속에서 물이 콸콸 솟아올랐다.
대왕은 크게 노했다.
지관은 급히 그 백발 노인을 찾아 나섰다. 그때 반대편 산기슭에 그 백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이보시오. 능 자리에서 물이 콸콸 솟아나 전하께서 노하셨소이다.”
백발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못이 너무 얕고 능 자리에 흙을 덜 돋우었기 때문이오. 내 지금 해결하리다.”
그러면서 지팡이를 짚은 자리를 힘을 주어 푹 찌르니 울컥 물이 솟아나며 홍수 때처럼 콸콸 골짜기로 흘러내렸다.
“어서 가 보시오.”
백발 노인의 말을 따라 능 자리에 가 보니 물은 사라지고 없었다.
인조대왕은 안심하여 자신의 아버지인 원종대왕과 어머니 인헌왕후의 관을 묻고 장릉이라 이름했다.
백발 노인이 지팡이로 찔렀던 그 풍무동의 물은 영험이 좋은 약수가 되어 모든 병에 특효가 있었다. 특히 옻에 오른 사람이 찾아가 마시고 피부에 바르면 깨끗하게 나았다.
그 뒤 왕명을 받은 부평 사또가 백발 노인을 찾아갔다. 집과 노인은 간 곳이 없고 초여름인데도 나무에 서리가 가득 내려 있었다. 그래서 그 곳을 ‘나무서리’라고 부르고 그것은 목상(木霜)으로 표기되어 오늘날 목상동의 지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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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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